[사람 사람] 백악관 등 지키는 '사이버 보안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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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보기술(IT) 산업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들릴 지 모르지만 한국인 특유의 끈끈한 정으로 밀고 나간 게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백악관을 지키는 사이버 보안관'으로 불리는 미국 STG사의 이수동 회장이 지난주 고려대의 '성공한 해외 동문 초청 강연'에서 후배들에게 한 말이다.

이 회장이 1986년 설립한 STG는 백악관을 비롯해 미 국무부.국방부 등 42개 연방정부 부처를 상대로 보안.안보분야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등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미 연방정부 IT 관련 수주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 국무부의 비자발급시스템이나, 국방부의 첨단 작전체계(C4I)도 그와 STG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지난해 매출은 2000여억원.

고려대 산업공학과 69학번인 이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중앙일보.동양방송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79년 맨주먹으로 미국에 건너갔다. 이민 1년 만에 첫 직장이 파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통신대기업인 MCI에 입사한 뒤 능력을 발휘,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입사 4년 만에 수석 프로그래머로 초고속 승진한 그는 86년에 회사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하도급 업체 STG사를 설립해 독립했다.

이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STG사의 성공에는 "가족적인 분위기의 직장을 만든 것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시스템 구축을 통한 목표 달성'이란 미국식 경영도 '인화단결을 통한 공동목표 달성'이란 한국식 경영과 적절하게 혼합될 때 더욱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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