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이젠 유럽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 개막식날 한국관을 찾은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권영민 주독 대사(왼쪽에서 두번째), 최재근 한국관광공사 부사장(맨 오른쪽).

"한국은 현대와 과거가 잘 조화된 나라입니다.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11일(현지시간) 오전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국제박람회장(Messe Berlin) 26번 홀.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은 서울 광화문을 빼닮은 한국관을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 그가 조선시대 수문장 복장을 한 도우미의 안내를 받아 한국관에 들어서자 취재기자들이 떼지어 몰려들었다. 우렁찬 북소리와 함께 한국 무용단의 화려한 부채춤이 시작되자 관중의 환호성이 터지기 시작했다.

'베를린 국제 관광 박람회(ITB)2005'가 이날부터 5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비롯해 181개국,1만409개 관광업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됐다.

올해 베를린 국제관광 박람회의 참가업체는 지난해보다 3.8% 늘어나 전체 전시면적만도 15만㎡(약4만540평)에 달한다. 참가업체 수와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이다. 그래서 이 행사는 '관광월드컵'이라고도 불린다. 박람회의 앙겔리카 게르미스 공보관은 "각 국이 국가 이미지 홍보와 관광 상품 판촉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어느 해 보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눈길 끈 한국관=26번 전시홀의 중간자리에 200㎡(약 60평) 규모로 자리 잡은 한국관 전시장에는 서울.인천.울산.광주.제주 등 지자체와 10여 개의 국내 여행사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는 김치 시식회, 어린이 태권도 시범, 전통 무용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외국인들에겐 낯선 '한글'의 홍보를 위해 훈민정음 탁본을 현장에서 나눠줘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국관이 내건 올해 주제는 한류(韓流). 최갑열 한국관광공사 독일지사장은 "현재 일본.중국 등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유럽에 옮겨와 현지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독일에서 선포된 '한국의 해'를 계기로 내년까지 독일 관광객 유치 목표를 10만명으로 잡았다"면서 "전통사찰체험, 태권도 수련 등 외국인에게 인기를 끄는 상품을 고급화해 경쟁국과 차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덤핑 공세 펴는 쓰나미 피해국가들= 지난해 말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로 관광산업이 큰 피해를 입은 동남아 국가들의 전시장은 다소 한산했다. 그러나 참여업체들은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붙잡으려 '그랜드 세일(대폭 할인) 70%', '이재민 돕기 여행' 등의 문구를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