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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촉촉한 우리집, 비결은 미니 수족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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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수초들이 광합성을 하면서 내뿜는 산소 방울.

난방철이 돌아왔다. 이때 필요한 건 무엇? 바로 실내습도를 조절하는 일이다. 난방으로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 습도는 떨어지는 게 자명한 일. 건조한 실내에선 정전기도 일어나고, 기침도 유발하는 등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많이 생긴다. 가습기도 있지만 기계를 이용한 강제 가습보다는 ‘자연가습’이 건강에도 좋다. 자연가습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home&이 추천하는 한 가지는 ‘미니 수족관 만들기’다. 여러 전문가에게 ‘자연가습’ 방법을 추천받은 끝에 설치도 간단하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아이들 교육효과도 있는 방법이어서 선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미니 수족관을 만들었던 웹기획자 이형선(39)씨에게서 장비 구입부터 관리까지 꼼꼼하게 들어봤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촬영협조=피쉬앤플랜츠, 예품, 한샘인테리어(잠실점)

이씨가 수족관을 들인 것은 추워 밖에 나가지 못하는 세 살짜리 아들에게 ‘움직이는 장난감’을 주자는 목적이 가장 컸다. 그런데 수족관을 들이고 나니 의외의 효과가 생겼다고 했다. “겨울철이면 목이 칼칼하고 피부가 가려워 긁던 습관이 없어지더라고요. 또 아들이 요즘도 매일 아침 눈만 뜨면 수족관 앞으로 달려갈 만큼 좋아하는 것도 보람 있고요.” 이씨는 열대어에 대해 하나도 몰랐던 초보자. 그가 수족관을 만든 과정은 이랬다.

조언해줄 전문가 찾으세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족관 장비 일체를 파는 ‘피쉬앤플랜츠’라는 전문점을 찾아냈다. 청계천7가에 있는 ‘수족관 골목’에 갔다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어 아예 상담까지 해주는 전문점을 찾았던 것. 그리고 이곳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어항·열대어·여과기만 있으면 끝

빨강·초록의 수초 사이를 화려한 빛깔의 열대어가 오가는 수족관 풍경.

이씨가 83㎡(25평) 아파트 거실에 들인 수족관은 45×30×35㎝(가로×세로×높이) 크기다. 이 크기면 별도의 전문 받침은 필요 없다. 아이의 코가 닿을 정도 높이의 테이블이면 적당하다. 직사광선은 피해야 한다. 수온에 잦은 변화를 일으키고 수초를 함께 기를 경우 이끼가 잘 끼어 물을 탁하게 만든다.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침실도 적당한 장소가 아니다. 약하긴 하지만 여과기의 모터 소리가 신경을 거스를 수 있다. 기본 도구를 사는 데 든 비용은 9만원. 어항(4만7000원), 바닥재(3만5000원), 여과기(물을 정화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용도· 8000원)다.

침실 크기의 방에는 작은 어항에 물고기만 넣어놔도 가습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초 키울까 말까 고민했어요

이씨는 “바닥재 때문에 살짝 갈등했다”고 했다. 돌이나 모래로 된 바닥재는 한 포에 3000원. 열대어만 키울 거면 3포로 충분하다. 그런데 수초까지 키울 생각이면 흙을 동그랗게 뭉친 바닥재 ‘소일’을 선택해야 한다. 물속에서도 식물은 흙에 뿌리를 박고 있어야 잘 자란다. 이씨는 “처음에는 가습 효과만 기대했는데 가능한 한 수초의 초록색을 많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소일을 구입했다”고 했다. 그래서 바닥재 값이 많이 나갔다.

초보자에겐 열대어가 딱

초보자들은 구피·플래티·라스보라·레인보·테트라·코리도라스 등이 좋다. 기르기 편한 종이어서다. 그중 테트라(가격은 1000원짜리부터 있다)를 골랐다. 색이 화려한 데다 튼튼하고 무리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어 ‘군영’하는 모습을 감상하기 좋다는 조언에 따른 것이다. 성어의 크기래야 4~5cm. 이씨의 어항 사이즈면 20마리쯤 키워도 된다고 했다. ‘청소물고기’인 코리도라스(1000원)도 4마리 샀다. 테트라는 어항의 중·상층에서 주로 움직인다. 그래서 물 위에 뜨는 사료를 준다. 이때 먹다 남은 사료는 가라앉아 물을 오염시킨다. 하층에서 주로 움직이는 물고기를 서너 마리 넣어 이것을 먹도록 하면 물 관리를 깨끗이 할 수 있다. 총 24마리를 위해 5000원짜리 먹이 한 통을 샀다. 하루에 한두 번, 손톱만큼씩 주면서 2~3개월간 쓴다.

 열대어만 키운다면 이것으로 모든 준비는 끝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만 갈아주면 된다. 수돗물을 받아 하루 정도 뒀다 사용하면 된다. 어항 물 전체를 갈 필요도 없다. 사이펌(호스가 두 개 달린 스포이트·3000원)을 이용해 어항 물의 20% 정도만 교체해주면 된다. 물이 완전히 바뀌면 새로운 환경에 물고기들이 오히려 놀랄 수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 여과기 청소는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수돗가 풍경을 재현한 미니연못.

수초 많이 넣으니 훨씬 보기 좋네요

문제는 수초다. 수초가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마음먹으니 열대어보다 이것저것 필요한 게 많았다. 비싼 바닥재도 그렇고, 영양 공급을 위한 비료도 필요하다. 뿌리에 영양을 주는 ‘바닥비료(1만원부터)’, 잎에 영양을 주는 ‘액상비료(6000원부터)’ 두 가지가 있는데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수초 자체도 열대어보다 가격이 비싸다. 한 뿌리 또는 한 포트(서너 줄기를 모아 놓은 미니 화분)당 4000원부터 예산을 잡아야 한다. 정원에 나무를 심는다고 상상해보면 알겠지만 한 그루만으로는 휑하다. 이씨 역시 “어항에 직접 수초를 꽂아보니 빈자리가 계속 보였다”며 “나중에는 돌(kg당 3000원부터)과 돌에 붙어 자라는 ‘모스(이끼 종류의 음성수초)’까지 사게 됐다”고 했다. 그런데 후회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집안에 설치를 하고 나니까 수초가 많은 게 훨씬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수중정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며 “수초들이 물속에서 호흡하면서 공기 방울을 뿜어내는 장면을 가까이 보고 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했다.



손쉬운 자연가습법 또 뭐가 있을까

겨울철 실내 환경의 최적 조건은 온도는 20도 내외, 습도는 40~50%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면 이 균형이 깨진다. 다음은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자연 가습 방법’들이다.

젖은 수건 또는 빨래를 널어둔다 잠들기 전 침실에 젖은 물수건 한두 장을 걸어놓고 자면 다음 날 아침까지 개운한 실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수건이 모두 바싹 말랐다면 다음 날부터는 한 장 더 걸어둔다. 거실처럼 공간이 넓은 곳에는 건조대를 놓고 빨래를 널어두면 좋다. 이때 향이 강한 빨래 섬유 유연제 사용은 자제한다. 환기가 부족한 실내에서 인공적인 향은 머리 아픈 ‘냄새’가 되기 십상이다.

젖은 숯을 이용한다 숯은 표면적 1g당 300㎡로 무수하게 많은 미세 구멍을 갖고 있다. 때문에 크고 오목한 그릇에 숯을 세워 담고 반 정도 잠기도록 물을 부어주면 물을 말끔히 흡착한 뒤 주위 온도·습도에 따라 수분을 방출한다.(사진)

관엽식물을 키운다 초록 식물 역시 광합성을 하면서 호흡 작용을 하기 때문에 천연 가습기 역할로 충분하다. 특히 아레카야자나무·스파티필름·디펜바키아 등은 공기정화 기능까지 탁월해 일석이조다. 아이비나 싱고니움 같은 넝쿨식물은 늘어지는 멋이 있어 바구니에 담아 벽의 높은 쪽에 걸어두면 인테리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실내 연못을 만들고 수경식물을 키운다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 원하는 크기와 모양의 용기를 구입할 수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소재는 옹기수반이다. 그릇 자체가 숨을 쉬기 때문에 물고기를 키우면서 따로 산소발생기를 넣어줄 필요가 없다. 지름 38㎝ 수반의 가격은 2만원대다. 이런 실내용 미니 연못에는 깨끗한 물 위에 띄워 두기만 하면 잘 자라는 부레옥잠·물개구리밥·물옥잠 등의 수경식물도 어울린다. 양재동 꽃시장이나 ‘물에서 피는 꽃’ 등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 뿌리당 1000~2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세로로 세운 분수 ‘벽천’도 있다 길게 세워진 벽을 따라 물이 계속 흘러내리는 기계다. 물론 물은 내부에서 순환하기 때문에 하수도 시설이 필요 없다. 가격은 20만원대부터 있다.

도움말 주신 분=유복희 교수(울산대 생활과학대학), 어수택(순천향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 이현주(청담이지함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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