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자랜드 고공농구, SK보다 한 수 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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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전자랜드 슈터 문태종

‘호화 군단의 맞대결’에서 전자랜드가 웃었다. 전자랜드는 2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SK를 85-82로 이겼다. 1패 뒤 5연승을 달린 전자랜드는 KT와 공동 선두가 됐다.

 전자랜드와 SK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7~8시즌 동안 하위권을 맴돌다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해 단숨에 우승 후보로 뛰어올랐다는 것이다. 더구나 두 팀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가 한 명도 없어 대표 차출 기간 중에 전력 누수가 없다.

 그러나 두 팀의 단 한 가지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바로 ‘높이’다. 전자랜드는 토종 센터 서장훈(2m7㎝)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2m3㎝)과 아말 맥카스킬(2m6㎝)이 모두 수준급 센터다. 여기에 키 큰 슈터 문태종(1m97㎝)도 있다. 신선우 SK 감독은 경기 전 “테렌스 레더 혼자서만 골밑에서 공격하면 안 된다. 외곽에서 김효범이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K는 전반 레더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했고, 나머지 선수는 모두 5득점 이하로 저조했다. 레더가 상대 센터들을 상대로 무리한 골밑 공격만 고집하다가 공격의 불균형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주전이 고른 득점을 하면서 전반까지 40-28로 앞서 나갔다.

 SK는 전자랜드가 후반 7개의 턴오버를 저지르는 사이에 성큼 따라붙었다. 고집스럽게 골밑에서 개인플레이를 했던 레더(25점)의 공격이 통했다. SK는 4쿼터 3분16초에 터진 레더의 골밑 슛으로 69-68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레더는 4쿼터 5분쯤 5반칙 퇴장당했고, SK는 높이에 구멍이 생겼다.

 전자랜드와 SK는 4쿼터 중반 이후 계속 접전을 이어 갔다. 하지만 높이가 앞선 전자랜드가 위기에 강했다. 결정적인 리바운드는 전자랜드가 따냈다. 종료 1분 전 정영삼의 슛이 실패하자 문태종이 뛰어올라 팁인 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전자랜드 높이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SK는 레더 대신 투입된 마퀸 챈들러가 성급하게 공격을 이끌고 나간 게 패인이었다. 챈들러는 82-85로 뒤진 종료 6.9초 전 급하게 먼 거리에서 3점슛을 던져 공격 기회를 날렸다.

 전자랜드는 맥카스킬(10득점)·정영삼(14 득점)·문태종(15득점)·서장훈(13득점)·힐(19득점)까지 주전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골밑이 안정되면서 외곽슛까지 터진 게 비결이었다. 전자랜드는 62%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SK가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추고 있어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하지만 선수들이 위기에서도 준비했던 공격 패턴을 잘해 냈다”고 말했다.

 KCC는 전주 홈 경기에서 한국인삼공사를 84-83으로 이겼다. 한국인삼공사는 개막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은경 기자

◆프로농구 전적 (28일)

▶인천

전자랜드(5승1패) 85-82 SK(4승3패)

▶전주

KCC(4승3패) 84-83 한국인삼공사(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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