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물자 부족 공군기 비행훈련 1년에 12~15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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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 공군과 한국 공군은 한 달에 15시간 비행훈련을 하는 반면 북한 공군은 1년에 12~15시간 비행기를 띄우는 수준이라고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이 밝혔다. 또 그는 한국의 반미감정이 "아주, 아주 낮다"고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의 새해 예산안 청문회에 윌리엄 팰런 신임 미 태평양사령관과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북한 전력 평가=러포트 사령관은 "북한은 이동식발사대를 사용하는 소형 미사일은 수시간이면 발사할 수 있다"며 "그러나 대포동 2호나 그보다 큰 미사일은 고정 발사대가 필요한데 현재로선 이들 미사일이 발사되리란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또 "북한 공군 조종사들은 매년 12~15시간가량 항공기가 작동되도록 유지하는 선에서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며 "첨단 전투기 몇 대를 제외하고는 보유기들이 전부 낡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육군도 최근 수년간 대규모 기동훈련이 급감해 여단급 기동훈련조차 드물 정도이고 12대의 차량을 보유한 부대가 훈련에는 3~6대만 동원하고 있다"며 "이는 물자와 기름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수는 1~2개"라고 기존 미국 정보기관 평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북한이 사용후 핵연료봉 8000개를 모두 재처리했다면 핵무기 수가 그보다 많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가장 최신 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반미감정=러포트 사령관은 "여중생 사망사건 후 몇 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대미감정은 어떤 수준인가"라는 질문에 "(미국에 대한)긴장은 아주,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자이툰 부대 2진의 이라크 출정식에 참석했는데 식에 나온 가족 1만여 명은 모두 이라크 작전에 아주 협조적이었다"며 "한국의 거리들(Streets)도 전반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군의(한수 이남) 재배치는 미군이 북한군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북한을 선제 공격하기 위한 조치란 루머가 (한국에)돈다고 한다"는 지적에 러포트 사령관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울에 미국 민간인이 많이 살고 있고, 북한 미사일은 한반도 전체가 사정권이라 모든 사람(미국인과 한국인)이 똑같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본인은 오로지 미국이 한.미동맹에 충실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유엔사령부.정전위원회를 휴전선으로 다시 옮겼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감축, 기동군화 재확인=러포트 사령관은 "2008년까지 3단계로 모두 1만2500명이 철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용산기지 이전 후 서울에 남는 미군은 사령부 요원들이 될 것이고, 숫자는 1000명 미만"이라고 말했다. 또 팰런 사령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이 신속대응 기동태세를 갖추는 것을 단기 우선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선 동맹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러포트 사령관도 "한.미동맹은 대북억지 및 필요시 격퇴라는 근본 목적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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