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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3대 세습 비판 ‘곰 세 마리’ 노래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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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의 함경북도 회령에서 남한 동요 ‘곰 세 마리’의 가사를 바꿔 김정은 권력세습을 패러디한 노래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탈북학술단체 ‘NK지식인연대’에 따르면 최근 회령시 오산덕중학교 교실과 화장실에서 ‘곰 세 마리’의 가사를 “한 집에 있는 곰 세 마리가 다 해먹고 있어/할배곰(김일성)/아빠곰(김정일)/ 새끼곰(김정은) / 할배곰은 뚱뚱해 / 아빠곰도 뚱뚱해 / 새끼곰은 미련해”로 바꿔 적은 쪽지가 발견됐다.

이 단체는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 “살찐 김정은의 모습을 본 누군가가 남한의 동요로 풍자한 것”이라면서 “보안 당국이 즉각 ‘반동 유인물’로 규정해 수거한 뒤 출처를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쪽지 사건이 터지고 나서 별 뜻 없이 ‘곰 세 마리’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면서 “원산시 해방고등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기타를 치며 ‘곰 세 마리’ 노래를 부르다가 보안부에 끌려가 밤새도록 매를 맞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당대표자회 이후 김정은 후계에 반대하는 여론이 일면서 방화 미수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해 당국이 극도로 민감해져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NK’는 “2007년부터 ‘곰 세 마리’가 등장하는 남한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이 동요가 북한 내에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면서 “가사에 특별한 ‘사상성’이 없고 따라하기도 쉬워 요즘에는 북한 유치원에서도 많이 부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달 8일 “김정은 후계구도가 공식화된 당대표자회 이후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새끼돼지 어미돼지(김정일·정은 부자 지칭) 모조리 잡아먹자’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돼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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