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저소득층 어린이 오케스트라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강원도 춘천시 효자2동에 사는 김모(춘천교대 부설초 5년)양. 플루트에 관심이 있었지만 집안 형편으로 배우지 못했던 김양은 내년부터 이 악기를 만질 수 있게 됐다. 내년에 창단하게 될 오케스트라 예비 단원이 됐기 때문이다.

김양은 “동생과 함께 악기를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열심히 배우겠다”고 말했다.

 거리의 아이들이 희망을 연주하는 전도사가 돼 전세계에 감동을 준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와 유사한 오케스트라가 춘천에 생긴다. 춘천시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지원하는 소외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지원사업에 선정돼 저소득층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창단한다. 이 어린이 오케스트라 창단에는 소외 청소년 지원사업을 펴고 있는 위스타트 춘천마을, 춘천시립교향악단이 힘을 보탠다.

 가칭 ‘신나는 오케스트라’는 춘천지역 소외, 저소득 가정의 초등학교 3~5학년 50명으로 구성돼 악보 보기, 시창, 청음, 리듬 합주, 악기체험, 연주회 감상 등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익힌다. 춘천시향은 직접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지도를 맡는다.

 단원에게는 악기와 교재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 프로그램은 28일 첫 모임을 시작으로 매주 화·토요일 방과 후 시간을 이용, 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음악이론을 익히는 것을 비롯해 각종 악기를 체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춘천시향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거나 시향 단원들과 함께 오케스트라 연주회장을 찾는 등 음악과 친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연말 시향 연주회에서 그 동안 익힌 솜씨를 뽐내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2관으로 편성할 신나는 오케스트라는 2011년 창단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개별 악기 연습을 해 2012년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발표 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유현옥 재단 상임이사는 “이번 사업은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음악을 통해 꿈과 재능을 키우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소외 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엘 시스테마(EL Sistema)= 베네수엘라의 음악 교육재단. 마약과 범죄에 찌든 빈민가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교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20대에 로스앤젤레스필하모닉 상임 지휘자로 취임해 화제가 된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곳 출신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내년부터 100개 학교를 선정해 ‘한국판 엘 시스테마’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