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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열린 '월천리 솔섬' 임채욱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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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천리 솔섬'

‘월천리(강원도 삼척) 솔섬’ 사진으로 인상적인 데뷔를 장식했던 사진작가 임채욱이 홍콩 미술가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21일 오후 홍콩 신화갤러리에서 열린 '작가와의 대화 행사'를 찾은 애호가들이 임채욱 작가로부터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임채욱은 홍콩 센트럴 소호 신화갤러리에서 첫 홍콩 사진전 ‘마인드 스펙트럼(10월21~11월13일)’을 열고 있다. 사진전을 찾은 애호가들은 ‘빛이 연출하는 색감이 풍경에 녹아드는’ 새로운 경험을 맛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양화 컬렉터 쿠미코 히라카와씨는 “마치 동양화의 붓터치 같은 질감을 사진에서 느낄 수 있다”며 “한국적 정경을 모던한 감각으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홍콩 디자인 인스티튜트 학생 제니퍼 웡은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감이 이렇게 묘할 줄 몰랐다.팔레트에선 찾아내기 힘든 느낌을 준다”고 감탄했다.

그의 작품 ‘월천리 솔섬’의 녹색 하늘은 밤하늘의 검푸른 빛과 가로등의 노란 빛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실재하지만 육안에는 들어오지 않는 색감을 카메라가 잡아낸 것이다.

이 한 장면을 얻기 위해 그는 서울에서 월천리까지 20여 차례를 오갔다고 한다. 솔섬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인상에 끌려 사진의 길로 들어섰다는 임채욱 작가에게 솔섬은 작품활동의 모태 같은 곳일 것이다.

'말의 꿈' 앞에선 임채욱 작가

여백이 주는 솔섬의 아우라는 곧 사라진다. 솔섬 주변에 LNG 생산기지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안타까움에 발을 구르다 그는 솔섬을 책(‘월천리 솔섬’)으로 엮었다. 월천리 솔섬이 빚어내는 정화된 풍경을 통해 그는 국적을 초월한 ‘평온(tranquility)‘ 을 나누고 싶다고 한다.

홍콩의 야경 사진을 화선지에 인화한 작품 '홍콩'

신화갤러리 신성원 대표는 ”’월천리 솔섬‘의 다양한 에디션을 홍콩 애호가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뿌듯하다”며 “색을 통해 마음의 파장을 이끌어내는 작품의 개성이 뚜렷해 호응이 높다”고 밝혔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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