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갈등 예방 위한 학교 중심 시민교육 강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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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사회 갈등을 줄여 건강한 민주주의를 이루려면 시민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국 시민교육 전문가인 라일라 버그(59·사진) 박사의 말이다. 그는 20~22일 경남 창원시 사보이호텔에서 열린 ‘갈등사회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시민교육의 역할’ 주제의 2010 시민교육 아태대회에 참석차 방한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신부)와 미국 시민교육센터(CCE·사무총장 찰스 퀴글리), 3·15의거기념사업회(회장 백한기)가 외국의 시민교육 현황을 소개하고 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아시아와 미국의 시민교육 전문가 40여 명과 국내 시민교육 관련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버그 박사는 하와이주 하원의원으로 주하원 교육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유니언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교육자와 방송진행자로 활동했다. 버그 박사로부터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시민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사회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뭐가 있을까.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수준의 교육이 필요하다. 첫째는 자신을 이해하고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아를 찾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배려하는 포용력을 길러줘야 하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로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쓸 수 있는 영향력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

 -시민교육이란 무엇인가.

 “건강한 민주주의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교육하는 것이다. 어린이·어른에게 시민의식을 함양해서 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다. 다른 시민을 해치지 않고 각 개인이 성공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다.”

 -한국의 시민교육 수준은.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한국 사람들은 분단현실과 60~80년대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알고 있다. 미국에는 그런 게 없었다. 한국에선 시민교육의 필요성이 일고 있고 시민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시민교육을 위한 교사의 역할은.

 “학교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소통을 촉진하고 민주사회의 시민이 갖춰야 할 태도와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꼭 필요한 상호작용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공동체여야 한다. 청소년들의 의식 있는 참여를 늘릴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의 하나가 학교 중심의 시민교육이다. 시민 교육을 맡을 교사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한국에서 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시민교육을 교과과정으로 제도화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다음은 단체와 학부모 등 지역사회의 의지다. 지역사회가 시민교육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교사들이다. 정부가 시민교육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고 시민사회와 교사가 교육에 앞장서야 한다.”

창원=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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