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on 스포츠 북새통] 고수들도 "첫걸음은 기본기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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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고수'는 있는 법. 온-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온-스포츠 종목들의 고수를 만나봤다. 게임 좀 한다는 이들조차 이들의 아이디가 뜨면 줄행랑을 친단다.

◆ 카트의 신(神)

레이싱 게임 카트 라이더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모두 선망하는 최고 등급인 '무지개 장갑'. 가입자 1000만 시대에 돌입하다 보니 이제 무지개 장갑 유저도 2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성두현(23.한양사이버대2.(左))씨는 무지개 장갑이 겨우 20명 안팎이던 지난해 10월에 '무지개 클럽'에 가입한 내력있는 강호다. 아이디는 그 유명한 '해브'. 성씨는 이 아이디로 지난해 열린 카트 라이더 최강자전에 '드림'이라는 길드를 이끌고 출전, 우승을 차지했다.

성씨가 카트 라이더를 시작한 것은 게임이 막 출시된 6월 말. 스타크래프트처럼 진지하고 복잡한 게임에 싫증을 느끼고 있던 성씨는 금세 단순한 레이싱의 재미에 빠져들었고, 곧 시작된 여름방학 동안 하루 7~8시간씩 '강훈련'을 해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길렀단다. 이런 성씨가 초보 카트 운전자들에게 해주는 충고는?

"기본에 충실해야 해요. 성급하게 레이스에 뛰어들지 말고, 연습 모드에서 차근차근 면허를 따서 도전하세요. 트랙을 꼼꼼하게 외우는 것도 중요해요."

◆ 팡야의 소렌스탐

아이디 'Hello<린><'의 지윤경(26.(右))씨는 골프 게임 팡야에서 여성 최강자 중 한 명이다. 350만 회원 중 세미프로는 고작 262명뿐. 그중에서도 여성 유저는 지씨를 포함, 고작 0.001%밖에 안 된다. 이런 정도니 지씨의 기록을 들여다 보면 당연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최대 비거리 449야드, 최대 퍼팅 거리 51야드, 홀인원 1480회, 앨버트로스 828회, 그리고 결정적으로 최저타 기록(18홀 기준)은 29언더파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그저 놀라울 뿐이다.

지씨가 팡야에 빠진 것은 지난해 6월. 원래 규칙도 잘 모를 정도로 골프에 대해 무관심했지만, 게임 덕분에 며칠 만에 '골프 매니어'가 되고 말았다.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팡야를 했고, 지금까지 모두 1600여 시간을 쏟아 부은 끝에 세미프로의 경지에 올랐다. 지난해엔 서울.경기지역 '마스터스 대회'에 열 차례 출전,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런 지씨가 털어놓는 팡야 노하우는 간단하지만 어려웠다. 마치 진짜 골프 고수들의 조언처럼.

"무엇보다도 힘 조절을 잘해야 해요. 그 다음으로는 홀마다 특성을 익혀야 하죠. 물론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를 읽는 것도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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