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판소리 흥보가 완창… 13세 소리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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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판소리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대구에서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소리꾼이 흥보가를 완창하는 쾌거를 이뤘다. 주인공은 최근 달성군 현풍초등학교를 졸업한 박경민(13.사진)양.

박양은 지난 25일 달성문화원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2시간에 걸쳐 흥보가를 어려운 대목 하나 빼지 않고 모두 소화해 냈다. 지역의 10대 소리꾼으로는 첫 완창이었다.

판소리의 본고장 전라도에선 10대가 이따금 완창을 하지만 대구.경북에선 그동안 몇몇 어린 소리꾼이 완창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날 200석을 꽉 메운 객석에선 박수 갈채가 이어졌고, 지역 국악계는 공연이 끝나자 완창 에 흥분했다. 박양을 가르친 지미희 대구시국악협회국극분과위원장(대구시 무형문화재 제8호 이수자)은 "이번 발표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했다. 판소리 완창은 긴 노랫말을 외는 것도 힘들지만 2시간씩 소리 해도 버텨낼 타고난 목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2시간 이상 소리가 끄덕없는 것은 물론 노랫말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어머니의 권유로 판소리를 시작한 박양은 매일 적게는 2시간 많을 때는 10시간 이상 소리를 공부했다. 박양은 "판소리를 시작한 이후 득음을 위해 한겨울 성주 용사리 계곡 폭포 밑에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앞으로 열심히 배워 명창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 바로잡습니다

2월 28일자 15면 '판소리 흥보가 완창…13세 소리꾼'제하 기사 중 "지역의 10대 소리꾼으로는 첫 완창이었다"는 부분에 대해 대구 예인국악원 측은 김재우(2002년 11월 발표, 당시 초등 4년)양과 서다희(2003년 2월, 초등 6년)양 등이 흥보가 완창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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