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기업 마케팅 책임자 된 교수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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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학 경영학과 교수가 통신회사 마케팅 책임자로 변신했다. KT가 최근 마케팅연구소장(상무)으로 영입한 박흥수(52.사진) 연세대 교수. 이 연구소는 15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이 마케팅 전략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국내외 통신 시장을 분석하는 곳이다. 박 소장은 "그동안 쌓은 지식과 컨설팅 경험을 민간 기업에서 활용하고 싶었다"며 "첫 경험을 국내 최대 첨단 통신기업인 KT에서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미 피츠버그대 마케팅학 박사 출신인 그는 연세대 마케팅전략연구센터장을 지냈다. '신제품 개발''크로스마케팅 경영전략'등 마케팅 관련 저서도 많다.

박 소장은 "마케팅 이론과 실물경제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신입사원처럼 열심히 배워 이론과 실무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키겠다"고 말했다.

그의 하루는 오전 6시 잠에서 깨 마케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로 시작된다. 요즘엔 연구소 전략과 조직을 꼼꼼히 살피느라 하루 평균 다섯차례나 회의를 연다. 서울 양재동 연구소에서 경기도 분당 본사를 오가며 승용차 안에서 보고서를 검토하는 일이 일상사가 됐다.

박 소장은 "대학교수라고 이론가로만 보는 시각을 깨기 위해 몸살이 날 정도로 IT 마케팅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무선, 인터넷, 방송 등 통신 시장 급변에 따른 생존 전략이 KT 기업문화의 화두(話頭)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KT가 내세운 '생존 경영'의 시발점은 마케팅연구소다.

이용경 KT 사장이 사업 전략을 내놓으라고 연구소에 요구했다고 했다. 박 소장은 "마케팅학 개론에 나와있는 대로 상품 기획단계부터 값싸고, 질 좋으면서, 튀는 상품을 적절한 시기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한해가 교수 안식년이지만 쉬는 대신 통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말에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가까운 청계산을 오르는 게 건강 비결이자 취미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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