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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가려지는‘슈퍼스타K’ 2억원 주인공은 … 존박·허각 단독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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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제 남은 건 단 두 명. 무려 134만여 명이 참가해 열전을 치른 케이블채널 엠넷의 가수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가 22일 우승자 결정만을 남겨놨다. 지난해 한국형 리얼리티쇼의 전범을 보여줬다는 평가 속에 케이블 시청률 역사를 다시 쓴 이 프로그램은 시즌2에 와서 한층 세련되게 남녀노소를 사로잡았다. 참가자들 실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 웬만한 드라마를 압도하는 질투·경쟁·우정·반전의 파노라마로 방영 내내 화제가 됐다. 시청률도 지상파 수준인 15%를 넘본다. 동시간대 1위다. 지난주(15일) 유력 우승후보였던 장재인(19)이 떨어지면서 2억원 우승상금의 주인공은 존박(22)과 허각(25)으로 좁혀졌다. 16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그들을 만났다. 과연 누가 최후의 미소를 띠게 될까.

강혜란 기자 사진=엠넷 제공

존박 “외모 유리하다? 모르겠네요 우승한다면 실력 때문일 것”

존박은 “지금 주목 받는 것은 잠깐이고, 대회가 끝나면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음악을 하겠다”고 했다.

“인터넷 사전투표 1등한 것만도 믿기지 않았는데 결승까지…. (강)승윤이가 탈락하면서 그 표가 저한테 좀 온 것 같네요.”

 전날 새벽 까지 계속된 촬영에도 웃음으로 인터뷰에 응한 존박. 휜칠한 키(1m80㎝), 귀공자풍 외모, 감성적인 저음에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경제학 전공이라는 ‘후광’까지.

 존박은 심사위원 윤종신이 말한 대로 ‘탐나는 사람’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한국어 노래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방송이 거듭할수록 매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리얼리티 방송분에서 선배가수 이하늘이 “어차피 존 박이 우승하게 돼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존박은 “솔직히 이해가 안 갔다”며 느릿하게 말을 이어갔다. “외모나 인기 면에서 제가 유리하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지금 상황에선 (허)각이 형이 우승하면 더 극적이니까, 그림이 예쁠 거 같아요. 제가 만약 우승한다면, 음, 실력 때문일 거라고 믿고 싶어요.”

 올 초 미국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9에서 TOP20까지 올라 한국에도 알려졌다. “음악을 하고 싶어서 출연해 봤는데,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특히 한국에서 응원 메일이 정말 많이 왔어요. 그러다가 한국에도 ‘슈퍼스타K’란 게 있단 걸 알게 됐죠.”

 둘 다 겪은 입장에서 평가하면 ‘슈퍼스타K’가 연습량도 많고 성장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단다. 참가자들끼리 경쟁 느낌이 덜하고 한국 특유의 ‘정’도 느꼈다고 했다. 그도 처음엔 참가자들이 함께 샤워하는 것을 꺼렸는데, 이젠 허물 없이 알몸을 보이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각이 형이랑 멋진 무대 보여드리는 게 최우선”이라면서도 1등에 대한 욕심은 감추지 않았다. “우승해도 아직은 아마추어니까 만족하거나 거만해지지 않고 계속 노력해야죠. 제 음악과 나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슈퍼스타K’가 끝나도 당분간 한국에 머무를 계획이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국적과 병역 문제에 관해선 “아직까진 깊이 생각 안 해봤다. 부모님과 상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냐”는 물음엔 주저 없이 “예”라고 답했다.



허각 “결승 진출 꿈도 못꿨는데 … 상금 타면 집부터 살래요”

허각은 1등 상금을 어디 쓸지 얘기하다가 “존이 우승하면, 설마 나를 모른 체하진 않겠죠”라며 웃었다.

TOP3에서 결승 진출자로 맨 먼저 이름이 불린 순간, 허각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장)재인이가 등장하면 객석 함성부터 달랐거든요. 이번엔 내(가 떨어질) 차례라고 마음 비웠었는데….”

 허각의 결승 진출은 시즌2의 이변 중 하나다. 인터넷투표 3위에 머물렀고 라이벌들에 비해 고정 팬도 적은 것으로 추정됐던 그가 60% 비중의 문자투표에서 역전한 것이다. 심사위원 이승철이 “타고난 보컬”이라고 칭찬한 그에게 행운이 된 곡은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행사 다니면서 많이 불렀던 곡이라 인터넷에 영상이 돌아다녀요. 그걸 보고 팬들이 골라준 것 같아 감사해요. 내 콘서트란 기분으로 자신 있게 했는데 좋은 평가 받아서 만족합니다.”

 함께 결승에 오른 존박과 ‘슈퍼스타 게이’라는 우스개가 돌 정도로 절친한 사이다. ‘슈퍼위크’ 라이벌 미션 때도 둘 간의 선의의 경쟁이 화제가 됐다. “존이 ‘아메리칸 아이돌’ 출연했을 때부터 TV로 봤거든요. 음악적으로도 통해서 친해졌는데, 이렇게 또다시 맞붙다니…. 제작진한테 ‘그냥 둘이 상금 반반 가르고 끝내게 해달라’는 말도 했어요.”(웃음)

 장난끼 넘치는 말투와 주변을 편안하게 만드는 밝은 성격이 리얼리티 방송분에서 보던 그대로다. 환풍기 수리공 등으로 밥벌이 하면서도 틈틈이 ‘행사 가수’로 뛰며 음악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나이는 먹고 아버지는 공장 다녀서 월 100만원이라도 버는 게 어떠냐 하시고…. 시즌1 방송 보고 ‘이거다’ 싶었어요. 기획사 오디션 많이 다녔지만, 보는 게 일정하더라고요. 이 프로는 나를 전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도 결승까진 꿈도 못 꿨는데….”

 2억원 상금을 타게 되면 아버지와 쌍둥이 형(허공)과 함께 살 집을 장만하고 싶다고 했다. 출연을 통해서 달라진 것은 외모라고. “저는 원래도 멋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나아졌다’ 하니.(웃음) 예능 쪽에서 콜을 받으면요? 멋진 공연 가수가 되는 게 우선이지만 (이)승철이 형이 ‘요즘은 그런 것도 신경 써야 한다’ 하셔서. 두 마리 토끼 다 잡죠, 뭐.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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