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위원장 "노 - 정 후보단일화 때보다 힘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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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김한길(국회 신행정수도특위 위원장) 의원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에선 "참여정부의 출범과 명운이 걸렸던 두 가지 협상에서 큰 역할을 해냈다"며 협상력을 평가하는 분위기다. 두 가지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협상과 신행정수도 여야 협상을 말한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후 매주 한 차례 이상의 공식.비공식 여야 협상과 당정 협의를 주도했다.

김 의원은 24일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지역에 따라 의견이 엇갈려 이번 협상이 후보단일화 협상 때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으로서 이번 합의가 개인적으로 득될 게 전혀 없다"며 "그렇지만 수도권과 지방 모두 삶의 질을 높인다는 신념으로 일했다"고 했다. 그는 "여야 정치흥정의 산물"이라거나 "원칙없는 나눠먹기"라는 일부 비판을 강하게 반박했다. "내치와 외교의 핵심부서는 청와대가 있는 서울에 남기고 경제.사회부처는 이전한다는 대원칙을 지켰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문화부 장관으로 일했던 경험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 의원은 "여야 모두 수도 서울의 한계에 대한 공감이 있었고 그게 합의의 바탕이었다"며 "한나라당, 특히 협상 파트너였던 김학송 의원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협상과정에서 "경제부처 수장만 서울에 남으면 업무수행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여당이 주장해 재경부는 이전 결정이 났고, 행자부는 "국무회의를 준비하는 조직 총괄 부서는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고 소개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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