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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펀드 투자] 인버스 펀드 어떤 때 좋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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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며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지수가 상승한 지난달 이후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약 4조원이 환매됐다.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지수가 곤두박질치면서 마음을 졸였던 투자자들이 원금회복에 다가서자 환매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주식형펀드의 대량 환매가 증시 상승세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 동안 지수가 세 차례 1700선에 접근할 때마다 어김없이 펀드 환매가 나타났다. 반대로 지수가 1500선으로 내려앉으면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로 대응하는 ‘스마트’한 면모를 보였다.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저가 매수 전략은 일견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환매와 투자’ 사이에서 고민은 여전하다. 글로벌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가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6월 월드컵에서 승부를 정확히 예측한 점쟁이 문어에게 증시 향방을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수 등락이란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은 건 더욱 아니다.


이처럼 추가 상승과 하락에 대해 명확하게 판단하기 힘들 때는 펀드를 환매하기보다는 헤지거래를 통해 현재의 수익을 고정하는 방법으로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수익을 고정하는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버스(Inverse)펀드’를 이용하면 된다. ‘청개구리 펀드’라는 별명이 붙은 이 펀드는 지수가 떨어졌을 때 수익이 발생하고 지수 올라갔을 때는 손실이 나는 펀드다. 대부분의 인버스펀드는 선물매도 포지션을 위한 증거금(15%)과 채권에 주로 투자(65%)한다. 코스피 하락 수익률에 채권 이자수익이 발생하도록 수익구조가 이뤄져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물이나 옵션과 같은 복잡한 파생상품 거래를 하지 않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헤지거래는 보통 자금운용 규모가 큰 외국인이나 기관에서 선물이나 옵션 같은 파생상품을 통해 활용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도 펀드화된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거래와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인버스펀드는 적립식보다는 거치식으로 하고 한시적인 단기 투자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대체로 증시의 상승은 길고 완만하지만 하락은 짧고 가파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버스펀드는 목표수익률에 도달한 투자자나 만기가 다가오며 수익률을 확정하고 싶은 적립식 투자자에게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100% 헤지 효과를 누리려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액수만큼 인버스펀드에 넣는 것이 좋지만 투자 성향에 따라 인버스펀드 투자 비율은 조정할 수 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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