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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질서 뒤엎은 게 개혁이라 생각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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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양승태(사진)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위원장 배기선)가 22일 열렸다. 양 후보자는 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법원행정처 차장 등 법원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청문회가 끝난 뒤 대다수 위원은 "대법관이 되는 데 별다른 하자가 없다"며 25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인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여권 일부에서 '선거재판 결과가 야당에 비해 불리하게 나왔다'며 사법부의 공정성을 문제삼은 것과 관련, 양 후보자는 "재판에 대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한 건전한 비판은 바람직하지만 너무나 감정이 섞인 것은 법관들에게 상처가 된다"고 했다.

양승태 후보자는 "최근 사법부의 정치적 측면에서의 독립은 거의 완벽하다"며 "그러나 여론으로부터의 독립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모든 민주국가에서 심각한 문제로 다뤄지는 공통 이슈"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최근 '내기 골프는 도박이 아니다'는 판결이 나왔는데 그런 튀는 판결이 개혁적인 것이냐"고 물었다. 양 후보자는 판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기존 질서를 뒤엎고 전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개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양 후보자는 사형제에 대해 "폐지됐으면 좋겠으나 국민 여론이 전체적 컨센서스를 이루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간통죄에 대해선 "헌재는 위헌이 아니라고 했지만 입법정책적 측면을 묻는다면 지금으로선 큰 타당성은 없는 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 등 주요 정치적 쟁점에 대한 답변은 피했다. 지난해 8월 사시 후배인 김영란 대법관이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의 소감을 묻자 그는 "솔직히 기뻐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표 내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정욱.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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