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 1월에 1만명 늘어 10개월 만에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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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의 신호가 일부 나오고 있지만 청년 실업률이 10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용 사정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90만4000명으로 전월보다 5만명 늘어났다. 실업률은 3.9%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고 전년 같은 달보다도 0.2%포인트 상승했다. 1월 실업률로는 2001년의 4.7% 이후 가장 높았다.

전체 실업자 중 직장을 잃은 지 1년이 되지 않은 사람이 69만3000명이었으며 1년이 넘도록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은 15만명, 신규 실업자는 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15~29세의 청년실업자가 43만1000명으로 전월보다 1만명 늘었다. 청년실업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8.7%를 기록해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또 악화된 경제 여건으로 아예 일자리를 구할 생각을 포기한 구직 단념자가 13만6000명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구직 의사가 생기면 곧바로 실업자로 분류되는 구직 단념자는 전월보다는 3만1000명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만2000명이 증가했다.

다만 고용의 질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임금근로자가 1479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8000명 늘어난 반면 비임금근로자는 14만6000명 감소했다.

김원배 기자

[뉴스 분석] 고용 많은 건설업 안 풀린 탓 경기 지표로 보는 건 부적절

올 들어서도 고용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그동안 고용을 주도해 온 건설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건설 수주가 계속 줄어든 여파가 올해 건설업 고용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달 건설업 고용은 1년 전보다 5만4000명 줄었다. 내수 회복이 아직 서민경제로까지 파급되지 않고 있는 것도 고용사정을 어둡게 하고 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의 고용자가 1년 전보다 9만1000명 줄어든 게 대표적인 예다.

청년 실업이 해결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청년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만9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취업자 수는 그보다 다섯배 많은 10만7000명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수가 14만2000명 늘어난 것과 반대다.

고용의 질과 관련한 지표는 엇갈리고 있다. 임금근로자가 늘고 비임금근로자는 비슷한 수만큼 줄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근로자 수는 줄어든 대신 그 미만 근로자 수는 늘었다. 일자리 찾기를 단념한 사람도 계속 늘고 있다. 잠재적인 실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고용지표는 경기에 후행하기 때문에 이를 보고 앞으로 경기를 진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가 회복되고 나서 2~3개월은 지나야 고용지표가 개선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올 상반기 중에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고용지표가 개선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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