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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슈] 최시중 “방송시장 빅뱅 … 적자생존 시대 다가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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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경빈 기자]

국감에선 최시중 위원장이 종편 예비사업자들의 ‘자기책임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 위원장은 “사업자는 모든 것을 자기 책임 아래 결정하는 체제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이 절대평가 선정 방식과 관련, “5개사가 (신청해) 절대평가를 (모두) 통과하면 무한 경쟁시장이 돼서 투자낭비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그렇게 돼도 참여기업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강 의원이 “정말 5개사가 신청하면 기준만 넘으면 5개사를 다 줄 건가, (시장 규모에 따라) 어느 정도 (허가 개수를 조정하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는 것이냐”고 되물었지만 최 위원장의 답변은 바뀌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일정한 기준을 5개사가 다 충족시킨다면 어느 한쪽만 쓸(선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진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의 질의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오갔다.

▶김 의원=“신청 언론사를 조건만 되면 모두 다 허용할 경우 나중에 무책임한 정부의 결정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겠나.”

▶최 위원장=“하나 혹은 두 개를 미리 정해서 하면 그것대로 ‘특혜’라는 온갖 시비를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이 "허가 개수는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하자 최 위원장은 "시장 상황이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스스로 의지있는 분이 참여해 더 경쟁력있는 사람이 들어와 사업자가 선정될 것이기 때문에 방통위가 책임회피하는 게 아니라 사업자 자신의 능력과 의지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방송 시장은 적자 생존의 상황이 온다. 확실한 승자가 살아남는 시장의 원리가 작동하는 방송시장의 ‘빅뱅’, 변혁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방송사업의 위험(리스크)을 감내하겠다는 의지나 역량 있는 사업자만이 시장에 들어오길 희망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시장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채 정부의 지원만 믿고 사업에 뛰어드는 무모한 행위를 경계한 것이다. 시장 진입이란 선택에 대해 사업자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최 위원장은 최소 납입자본금 만점을 5000억원으로 정한 배경도 설명했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최소 납입자본금 규모를 3000억원에서 5000억원까지 상향 조정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우리 위원들이 (종편이) 보다 확실하게 (성공)하려면 5000억원까지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며칠간 검토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며 “방통위 상임위원 5명이 모두 합의했다”고 답했다.

국감에서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은 종편 사업의 목표인 ‘콘텐트 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조 의원은 “거대 자본금을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인데 구체적 평가 항목에 명시돼 있지 않다”며 대책을 물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세부 심사 계획안 마련과 채점 과정에서 그런 의지가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도 “종편 선정에 관해 여러 논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 있는 곳에 주는 것”이라며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경쟁력 있는 곳이 선정되도록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논란이 많지만 원칙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BS 수신료 인상 “정말 걱정스럽다”=최 위원장은 KBS 수신료 인상 문제에 대해선 “정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KBS 시청료 인상 문제가 올해 안에 해결될 것 같으냐”고 묻자 “KBS 내부에서 인상안을 탄생시킨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것도 만만치 않구나라고 생각했으며, 우리 위원회 의결을 모으는 것도 힘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같은 당 진성호 의원이 “임기 중 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고 물은 데 대해선 “외국에 가서 물어보면 (KBS 수신료는) 깜짝 놀랄 정도로 너무 싸다. 이 수준으로 제대로 된 방송을 할 수 있느냐라는 게 (외국의) 반응이었다. 위원회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글=이상복·정효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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