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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의 서핑차이나] 시진핑과 리커창이 함께 캠핑을 떠난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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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중국연구자들 사이에 도는 조크 하나. 중국의 양대 차기 대권 주자인 시진핑과 리커창이 함께 캠핑을 떠났다.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우며 야영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먼발치에 호랑이 한마리가 나타났다. 시진핑은 서둘러 운동화를 신고 끈을 조여 매기 시작했다. 맨발인 채로 이를 지켜보던 리커창이 조롱하며 말했다. “왜 운동화를 신는 것이오? 혹시 호랑이보다 더 빨리 뛸 자신이 있는 것이오?” 시진핑이 대답했다. “물론 내가 호랑이보다 빨리 도망갈 자신은 없소. 하지만 당신보다는 빨리 뛰고 싶어 운동화를 신는 것이오.”

지난 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창립 3주년 기념포럼 자리에서 중국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리청(李成)박사가 한 말이다. 리 박사는 이날 ‘2012 중국 리더십의 변화-미래를 향한 궤적’이란 제목으로 90여분간 열강을 펼쳤다. 그는 중국의 권력 계승 과정은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일종의 패러독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다차원적인 권력의 매트릭스 안에서 대중파와 엘리트파의 경쟁과 협력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대표적인 인물과 사례를 제시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강연 말미에서 리 박사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중국공산당 17차 5중전회에서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자리를 차지하느냐 마느냐 여부는 전세계 차이나 워처들의 공통된 관심사라고 운을 띄웠다. 리 박사는 이어 얼마전 북한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됨에 따라 중국공산당 일각에서 시 부주석의 군사위 부주석 선출이 ‘북한 따라하기’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wag the dog)현상이 북중간에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처럼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창립3주년 기념포럼은 유익한 중국 정보가 넘쳐 흐르는 한마당이었다. 열강을 펼친 리 박사를 비롯해 사회와 토론을 맡아주신 문흥호, 이희옥, 전성흥, 조영남 교수님과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경청해주신 300여 참석자 분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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