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걸리던 울산~동대구 24분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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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동대구~신경주~울산~부산) 개통을 4주 앞둔 5일 오전 시승열차가 울산역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5일 오전 10시44분 KTX울산역. 기자단 30여명을 태운 KTX 시승열차가 서울 방면으로 서서히 움직였다.

5분쯤 지나자 시속 300㎞를 넘어섰다. 터널 몇 개를 지나고 차창가로 가을 들판이 한가롭게 펼쳐지는가 싶었는데 벌써 열차는 감속을 시작했다. 언제쯤 신경주역이 나올까 두리번거리는 사이 이미 무정차로 통과해버리고 시승행사 종착역인 동대구역이 가까워진 것이다.

동대구역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8분. 지금까지 2시간 안팎이 걸려야 도착할 수 있었던 거리를 불과 24분만에 주파한 것이다.

동대구역 플랫폼의 전광판에는 ‘환승 경주·포항·울산 방면은 2번 3번 홈’이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다음달 초부터는 별 의미가 없어질 안내문구가 될 것이다. KTX 2단계 구간(동대구~부산)이 개통되면 울산을 비롯해 동해안 방면이 목적지인 승객도 환승을 않고 한번에 신경주·울산역 등 목적지로 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KTX 환승을 이용할 경우 서울~울산이 약 4시간30분 걸렸고, 그 가운데 새마을이나 무궁화호로 환승하는 동대구~울산 80여㎞ 거리가 KTX를 이용하는 서울~동대구간 293.1㎞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오전 11시16분 동대구역을 출발한 KTX열차는 신경주역까지 19분이 걸렸고, 신경주역에서 울산역까지 10분만에 주파했다. 정상 속도(시속 300㎞ 내외)로 달리는 시간보다 출발후 정상속도에 도달하기까지, 그리고 속도를 줄여 역에 정차하기까지의 가속과 감속에 걸리는 시간이 더 걸리는 듯했다.

경부선 KTX 2단계 구간 개통이 4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5일 “11월 1일 혹은 2일 일반 승객을 태운 KTX열차가 운행을 시작하고 개통식은 이보다 조금 늦은 2~4일쯤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주말쯤 개통 날짜와 열차운행 스케줄을 최종 확정 짓고, 곧바로 승차권 판매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성갑섭 울산역장은 “부산~서울 구간을 주중 하루 74회 주말 102회 운행하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울산역에서 정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과 부산역에서 오전 5시에 첫 열차가 출발하고 오후 10시40분 막차가 떠난다. 울산에서는 40분~1시간 간격으로 부산(20분)·서울(2시간)로 출발하는 열차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아침에 출발해 서울에서 정시에 출근부 도장을 찍고, 서울에서 오후 10시가 넘도록 볼일을 본 뒤 자정쯤 울산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KTX이용 요금은 서울~부산이 5만1600원인 점을 감안해 울산의 경우 5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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