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차두리는 시원… 세계 축구올스타전 1골·1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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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가 세계무대에서 펄펄 날며 널리 이름을 알렸다. 16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경기장에서 열린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피해 돕기 세계 축구올스타전.

▶ 후반에 투입돼 1골.1도움을 기록한 차두리(左)가 빈센트 콤파니(안더레흐트)를 제치고 드리블하고 있다.[바르셀로나 AP.AFP=연합]

1980년 프랑크푸르트 소속이던 아버지 차범근(현 수원 삼성 감독)이 첫 세계올스타로 뽑혀 뛰었던 바로 그 곳에서 아들 두리는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로는 올스타전 첫 득점이다. 한국은 그동안 홍명보(세 차례) 등 9명의 선수가 12번 올스타전을 뛰었지만 득점은 없었다.

브라질의 호나우디뉴(바르셀로나)가 이끄는 비유럽팀 '호나우디뉴 11'에 소속된 차두리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박지성(에인트호벤)과 함께 투입됐다. 유럽 선수로 구성된 '셰브첸코11'에 3-1로 이기고 있던 중이었다. 오른쪽 윙으로 나선 차두리는 3-3으로 맞선 후반 12분 호나우디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첫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하지만 3분 뒤 특유의 빠른 돌파에 이은 문전 크로스를 올렸고, 앙리 카마라(사우스햄프턴)가 결승골로 연결했다.

활발한 몸놀림을 보이던 차두리의 발끝이 폭발한 건 후반 35분. 카마라의 땅볼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대각선 슛, 팀의 여섯번째 골을 뽑아냈다. '호나우디뉴 11'의 6-3 완승. 미드필더로 투입된 박지성도 후반 25분 중거리 논스톱슛을 날리며 공격에 가담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홈팀 바르셀로나 소속인 아프리카의 사무엘 에투가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돋웠고, 드리블의 마술사 호나우디뉴도 현란한 발재간을 과시했다.

경기 전 양팀 감독 4명과 선수 51명, 심판진은 그라운드에서 손을 맞잡고 쓰나미 피해자를 위한 묵념을 했다. 주최 측인 FIFA와 유럽축구연맹은 300만달러(약 36억원)의 수익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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