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0일부터 금강산 이산상봉 합의해 놓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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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다. 남북한은 1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린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를 포함한 합의서를 타결했다.

상봉 행사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북측이 선발한 100명이 남측 가족(통상 400여 명)을 만나고, 이어 11월 3일부터 5일까지 남측에서 선정된 100명이 북쪽 가족(통상 200~300여 명)을 상봉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산가족면회소에서는 단체상봉이, 금강산호텔에서는 가족들만의 개별만남이 이뤄진다. 대한적십자사는 1일 오후 서울 남산동 본사에서 500명을 컴퓨터 추첨으로 선발했으며 상봉 의사나 건강 등을 고려해 200명의 명단을 북측에 보낼 예정이다. 최종 참가자 100명은 생사확인 결과 등을 보고 결정한다. 상봉에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관철시키려던 상봉 규모 확대와 이산 상봉 정례화는 이번에도 북측의 완강한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남북한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이산 상봉 정례화를 포함한 인도주의 문제를 협의·해결하기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에도 의견 일치를 봤다.

앞서 두 차례 열린 접촉에서 북한은 지난 4월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몰수’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상봉 장소로 쓰는 데 난색을 표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장해 왔다. 1일 접촉에서 김의도 남측 수석대표는 상봉 장소 문제와 관련해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를 다른 사안과 연계시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 박용일 단장은 “이번에 한해 면회소 상봉을 하자”고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회담 관계자는 “북측은 이번 상봉 행사만큼은 아무 조건 없이 면회소 상봉을 실시하는 것에 북측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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