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동양방송) 시간여행 6회] 방송국 입사시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요즘 취업난이 심각하지요. 특히 아나운서와 같은 인기 직종의 경우 경쟁률이 1000대 1에 육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입사의 관문은 아찔한 법. 지금은 머리가 허연 방송계의 원로들 역시 초조한 마음으로 입사 시험의 답안지를 작성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60년대 후반, 동양방송 신입사원 선발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아나운서는 40년 전에도 인기직종이었나 봅니다. 1967년 8월 동양방송의 제 4기 수습 아나운서 시험에 총 314명이 응모해 약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금 기준에서 보면 별것 아닌 비율이지만, 당시만 해도 큰 화제였지요. 여자 아나운서 지망생들의 부풀린 커트 머리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신입 아나운서들의 상기된 표정에서 미래를 향한 희망과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라디오 DJ로 명성을 날린 황인용 전 아나운서도 이날 TBC 제 3기 아나운서로 방송에 입문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12일에는 중앙일보사와 동양방송이 공동으로 모집한 신입사원 선발시험이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렸습니다. 총 1356명의 응시자들이 언론인으로서의 꿈을 그렸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답안을 작성하는 모습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한편 이 당시에는 성우, 탤런트 공채 시험도 인기가 높았습니다. ‘장군의 딸’ 김을동 국회의원과 ‘톰과 제리’로 유명한 송도순 성우는 1967년 제 3기 TBC 성우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영화 ‘하녀’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배우 윤여정도 1967년 TBC 신인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고, ‘부탁~해요’의 이덕화는 동국대 3학년에 재학중이던 1972년 TBC 공채탤런트에 합격해 얼굴을 알렸습니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습니다. 치열한 경쟁률에 지레 겁을 집어먹지 말고, 차분히 실력을 쌓아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요? 지금까지 ‘TBC 시간여행’이었습니다.

글=심수미 기자, 영상=강대석 PD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