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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지원 마지막 체크 포인트

중앙일보

입력


국제중학교 입학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이 다가왔다. 대원·영훈 국제중은 당초 계획보다 일정을 앞당겨 어제(대원)와 오늘(영훈) 인터넷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지원자들은 다음달 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입학원서와 학습계획서를 함께 작성해야 한다. 청심국제중은 24일 원서접수를 끝냈다. 지원자들은 일요일(10월 3일)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학교에서 자기소개서·학습계획서를 직접써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습계획서가 서류전형 통과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습 과정 구체적으로, 결과도 드러나도록

국제중은 올해부터 입학 전형에 각종 인증시험 성적이나 경시대회 수상 실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학습계획서에 자기주도적학습 과정을 적게 했다. 영훈국제중 김용회 입학관리팀장은 “지나친 사교육을 근절하겠다는 학교의 의지가 확고해 이는 입학 전형에서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학생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면서 기울였던 노력을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이야기하라”고 조언했다. 단순히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다’가 아니라 ‘오답노트를 만들어봤는데 도움이 됐다’거나 ‘올림피아드 문제와 같은 고난도 문제를 풀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는 식으로 표현하라는 것이다. 임 이사는 “국제중에서 공부하려는 학생이라면 영어로 수업을 받을 능력이 있다는 점은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영어 외에 수학·국어·과학·예체능 등 자신만의 특기를 충분히 나타내도록 하라”고 귀띔했다.

학교 측은 “학습계획서에 수상실적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러나 관심 분야에 열정을 쏟고 그에 따라 얻은 결과에 대해서는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적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대원국제중 한양욱 입학관리부장은 “학습계획서를 쓸 땐 자기주도 학습의 인과관계가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전형안의 유의사항을 반드시 잘 분석한 뒤 작성하라”고 설명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 부장은 “항목 당 내용을 적을 수 있는 분량이 600자로 한정돼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쓰고 싶은 내용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보다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꼭 알리고 싶은 내용을 잘 나타내야 한다는 얘기다. 임성호 이사는 “다른 제출 서류에서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은 중복되지 않도록 하고, 청심국제중 지원자라면 면접 때 꼭 물어봐줬으면 하는 것을 반드시 포함시키라”고 말했다.

아발론교육 평촌 챔프캠퍼스 김난희 원장은 “자기소개서·학습계획서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기에 앞서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정확히 분석·파악해볼 것”을 당부했다. 김원장은 “각 항목의 주제에만 몰두하다 보면 자신에 대해 서로 다른 얘기를 하게 되는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지원서 전체를 통해 학생의 일관된 모습이 드러나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를 위해 유용한 방법으로 ‘마인드 맵’을 추천했다. ‘나’를 가운데 두고 장·단점, 좋아하는 과목, 싫어하는 과목, 존경하는 인물, 꿈 등 가지를 뻗어가며 적어보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분석이 머릿속에 명확하게 그려지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습계획서에는 마인드 맵에 적힌 내용 중 강조하고 싶은 것만 취사선택해 반영한다.

김 원장은 “마인드 맵을 그릴 때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자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줄 수 있다는 것. 함께 대화하면서 마인드 맵을 그리면 이야기의 소재와 내용이 풍부해진다.

솔직하고 담담하게…과장·대필은 금물

학교 관계자와 입시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바로 “대필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이다. 한양욱 부장은 “지난해에도 한 명의 지원서를 10번 이상 반복해 검토했다”며 “올해는 더욱 철저히 지원서를 읽고 부정행위를 걸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장은 또“봉사·체험활동 등 교내외 활동은 얼마나 많이 했는지 보다 어떤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 이사는 “지원동기에서 부모님의 직업이나 성장 배경 등 영향을 준 것이 있다면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쓰고, 천편일률적인 꿈 얘기는 되도록 피하라”고 말했다.

국제중의 성격에 맞추기 위해 ‘반기문 사무총장을 보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꿈을 키웠다’는 식으로 쓰는 것은 역효과라는 것이다. 차라리 ‘수학·과학을 좋아하는데 영어 공부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거나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중학교 생활을 충실히 한다면 일반고에 가서도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등 현실적이고 담담하게 쓰는 편이 낫다. 임이사는 “특히 이번 신입생부터 비교내신제가 폐지됐기 때문에 ‘외고에 가기 위해 지원했다’는 식의 내용은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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