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류 타고 훈풍부는 양양공항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8일 오후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입국장에 사진기자와 방송카메라 기자들을 위한 포토라인이 만들어졌다. 이 공항이 지난 2002년 4월 개항한 이래 포토라인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카메라 플래쉬 세례를 받으며 공항 입국장에 들어온 '귀빈'들은 '겨울연가' 촬영지인 강원도를 찾기 위해 입국한 일본인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을 취재하러 온 NHK 등 일본 취재진도 포함돼 있었다.

양양공항은 영동 지역의 유일한 거점공항이지만, 다른 지방공항들과 마찬가지로 항공수요 부족 등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려왔다. 이런 양양공항에 일본인 관광객들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한류 덕분에 썰렁하던 양양 공항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3월 25일까지 3개월여간 주 1회 149석 규모의 전세기를 띄우는 양양~오사카 노선은 양양공항 활성화는 물론 강원도내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선 신설은 강원도와 도 관광협회, 도내 9개 여행사, 대한항공 강원지점 등의 합작품이다. 일본쪽에서는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측이 관광객을 모집해온다.

중국의 동방항공과 대만의 원동항공도 강원도내 한류 관광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동방항공은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특수를 노려 2월 9일부터 15일까지 6회에 걸쳐 양양~상하이 전세기 노선을 신설한다. 원동항공도 한류 관광객들을 위해 조만간 한시적인 노선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 양양지사의 금종욱 과장은 "강원도 지역의 한류 관광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며 "관광객들이 서울까지 가서 쇼핑을 할 필요없이 이 곳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공항내 면세점 개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관광업계에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한류 열풍의 주역 배용준을 주연으로 한 영화 '외출(가제)'이 조만간 강원도 삼척에서 촬영된다는 점이다. '겨울연가', '가을동화'의 촬영지인 춘천, 남이섬, 양양 등에 이어 삼척도 한류 관광명소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일본 기자들이 삼척에 찾아와 영화 촬영과 관련된 취재를 하고 있고, 강릉시 관광과를 통해 영화 촬영을 문의하는 일본인들도 많다고 한다.

강원도 지역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강원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양양공항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지금의 임시노선을 정기노선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것 만큼 내보내는 것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류붐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쌍방향적인 문화교류가 필요하듯이 관광산업도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것 만큼 나가줘야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양=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