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한국:일본=2:270 … 도대체 무슨 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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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한국 vs 일본- 2 대 270, 10 대 113.

한·일 스포츠 경기에서 나온 점수가 아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과 일본의 주류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라며 소개한 통계다.

한국의 맥주와 소주회사(희석식)는 각각 2개와 10개뿐인 데 반해 규제를 대폭 풀어 온 일본에선 맥주·소주회사가 각각 270개와 113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일본 업체들은 다양한 맛과 가격, 지역 특색을 무기로 경쟁하고 있다. 특히 맥주의 경우 일본은 1994년 연간 최저 생산량 기준을 2000kL에서 60kL로 대폭 완화했다. 이로 인해 경쟁이 활발해졌고, 덕분에 기린맥주와 아사히맥주 같은 세계적 주류회사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게 공정위 주장이다. 반면 한국에선 하이트와 오비 2개사의 독점 구조다. 소주도 10개 제조사 중에서 진로를 비롯한 상위 6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현재 한국의 주류 제조시설 기준(연간 최저 생산량)은 맥주 1850kL 이상, 희석식 소주 130kL 이상이다. 일본은 특정 시설요건 없이 맥주와 소주 모두 연간 최저 생산량 60kL 이상이면 된다.

공정위는 주류산업 규제개선팀을 가동, 지난해 4월부터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 등과 1년 넘게 조율한 끝에 술 산업의 진입규제 중 최대 걸림돌인 제조시설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최근의 막걸리 열풍도 10년 전 제조·판매의 지역 제한 등 각종 규제를 과감히 없앤 덕분이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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