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preaching to deaf ears. 쇠귀에 경 읽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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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호 29면

1990년대부터 필자는 신문 기고를 통해 한국의 각종 영문 안내문에서 잘못된 것을 여러 번 지적했고 그 ‘잔소리’ 덕분에 많이 고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엉터리 영문 안내문이 버젓이 나붙고 있는 모양이다. 가장 최근의 예는 부산시청, 부산시의회, 부산교육청 등의 인터넷 영문 웹싸이트에서 발견되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부산시 교육청 웹싸이트는 교육감(Schools Superintendent)을 Mayor of Education(교육시장)이라고 잘못 표기했다. 또 21세기(the 21st century)를 the 21th century로 잘못 적었고, 부산의 명물인 광안대교를 Kwangan large bridge(쾅안 큰 다리)라고 어색하게 영역했다. 이 다리 이름은 Guang-ahn Grand Bridge라고 쓰는 게 좋을 듯하다.

조화유의 English Lessons from Washington <128>

해운대에 있는 동(洞) 이름 좌동을 Left street, 우동을 Right street, 중동을 Middle street로 표기한 것도 잘못이다. 고유명사이므로 소리 나는 대로 Juadong, Woodong, Joongdong이라고 써야 옳다. 기장군청 웹싸이트에는 군수의 ‘인사말’을 Grreeing Massage라고 적어 놓았다고 한다. greeting message라고 쓴다는 게 오타를 한 모양인데, ‘멧시지’가 ‘마싸아지’가 되어 웃음을 자아낸다. ‘군수의 인사말’은 County Chief’s Greetings라고 쓰면 무난하다.

이런 일들이 또다시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문화관광체육부에 영문 감수팀을 신설하라고 나는 여러 차례 신문 기고문을 통해 권고했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이고 쇠귀(소의 귀)에 경(경전) 읽기였다. 고등교육을 받은 영어 원어민 몇 명 고용하여 영문 감수팀을 만들고 전국에서 작성된 모든 영어 안내문을 이 팀으로 e-메일 하여 감수를 받게 하면 엉터리 영문 안내문은 사라질 것이다. 세계로 뻗어 나가려는 한국이 영어 안내문 하나 제대로 못 쓴대서야 말이 되는가. 현직 문화부 장관은 영문 감수팀 신설이라는 공적을 꼭 하나 쌓고 나가기를 바란다.

“들은 체도 않는다”는 영어로 turn a deaf ear to~(터언 어 뎁흐 이어 투~)라 하고, “쇠귀에 경 읽기”는 preaching to deaf ears(프리칭 투 뎁흐 이어즈), 즉 “청각장애자에게 설교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A: Ben never listens to me. He always
turns a deaf ear to my advice.
B: Didn’t I tell you that giving advice to
Ben is preaching to deaf ears?

A: 벤은 내 말을 전혀 안 들어.
내가 충고를 하면 들은 체도 안 해.
B: 내가 그랬잖아, 벤한테 충고하는 것은
쇠귀에 경 읽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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