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수학 비밀 간직한 숫자의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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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수의 문화사

카를 메닝거 지음, 김량국 옮김

열린책들, 640쪽, 3만5000원

수는 어느날 갑자기 완전한 형태로 나타난 것이 아니다. 수도 진화했다. '하나'에서 시작해 눈, 팔다리처럼 '둘'을 나타내는 복수형 단어가 생겨나고…. 이런 식으로 오늘날의 '무한'개념까지 발달했다. 저자는 동서양의 다양한 민족이 사용하는 숫자와 관련된 상징들이 인류 문화사와 어떻게 얽혀 발전했는지 보여준다.

셈족은 불특정한 '많음'을 뜻할 때 흔히 40을 사용했단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 그렇고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40일을 기다렸으며 예수가 황야에서 40일 동안 산 것도, 대홍수 동안 40일 낮밤 동안 비가 내린 것도 마찬가지 예라고 지적한다. 14세기 베네치아에서는 입항한 배가 전염병에 감염되었는지 알아보는 검역기간이 40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인도에서 발명된 0의 운명도 눈길을 끈다. 15세기 프랑스에선 0을 악마의 산물로 간주하거나 '숫자인 척'하는 것이라 조롱했다. 심지어 '아라비아 숫자 0'은 바보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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