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부진 초·중학생에 맞춤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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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시교육청이 기초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의 이력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9년간 추적·관리하는 ‘학습 부진아 이력제’를 내년부터 전면 시행한다. 학습 부진 학생을 조기에 찾아내고 개인별 맞춤교육을 통해 구제하려는 취지에서다.

시교육청 오효숙 초등교육정책과장은 23일 “선행학습 등의 영향으로 저학년 때부터 학업 성취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이유와 해당 학생에게 적용한 지도 프로그램 등의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중학교에서도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우선 초등학교 1학년부터 담임교사가 기초학력 미달 여부를 판단해 해당 학생의 이력카드를 만들게 된다. 그동안은 매년 3월 초등학교 3, 4, 5년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통해서만 학습 부진 학생을 걸러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진단평가를 치르지 않는 초등학교 1, 2, 6학년생도 담임교사의 평가를 근거로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선별하겠다는 것이다. 또 학교별로 제각각이던 학습 부진 학생별 이력관리카드의 양식을 통일해 초·중학교에서 공통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해당 학생이 전학을 가거나 중학교에 진학할 경우 이전 학교에서 관리하던 이력관리카드가 전달되지 않아 구제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교육청이 마련한 이력관리카드 공통 양식에는 학생 인적사항과 가정환경, 지능지수, 질병 등 학습능력을 떨어지게 하는 원인과 과목별 진단평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등이 담기게 된다. 매달 담임과 대학생 보조교사, 진로 공부 캠프, 방과후 프로그램 등의 지도 내용과 함께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도 적게 된다. 이를 토대로 연말에는 학생의 학습능력 향상 여부를 최종 판단해 이력카드를 다음 해 담임이나 중학교에 전달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우선 다음 달부터 11개 지역교육지원청별로 거점 학교를 선정해 학습 부진아 이력제를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해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공부 캠프’를 열어 공부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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