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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D-13 … 당권주자들 더 바쁜 추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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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추석 민심이 전당대회 승부를 가른다.”

13일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그만큼 당권주자들에겐 소중한 기간이 추석 연휴다. 당권주자들은 19일 자신들의 강점과 약점을 감안해 추석 민심 잡기 전략을 세웠다. ‘빅3’의 경우 공략지가 영·호남으로 갈렸다. 정세균 후보는 영남행, 손학규·정동영 후보는 호남행을 택했다.

정세균 후보는 21일 대구·경북을 찾는다. 영남은 당세가 약세인 지역인 만큼 이곳을 돌며 당직자들을 격려하는데도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대구는 손학규 후보의 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 출신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손 후보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의 대구행은 이를 의식한 측면이 없지 않다. 정 후보는 이어 22일 부산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1박을 하면서 부산·경남지역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손학규·정동영 후보는 ‘호남 공략파’다. 손 후보는 연휴 기간(21~23일) 중 광주·전남과 전북의 구석구석을 돌 계획이다. 손 후보는 19일엔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쟁자인 정세균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을 위해 당을 관리하겠다는 (정 후보의) 말을 도저히 이해도 용납도 못 하겠다”며 “민주당에 가장 위험한 생각은 내년 12월까지 관리체제로 가자는 것이고 이는 민주당을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후보는 “대선주자가 당권을 잡으면 큰 판을 못 만든다”며 ‘통합형 대표’를 추구해 왔다. 하지만 손 후보 측은 이를 관리형으로 해석했다.

정동영 후보는 21일부터 3일간 광주에 있는 ‘사랑의 집’(정신지체 장애인 시설)에 머물며 봉사활동에 나선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전화나 면담을 통해 당원들과 접촉하기로 했다. 탈당 전력이 있는 그는 추석 연휴 동안에도 ‘몸 낮추기’ 전략을 계속 구사할 생각이다. “집 나갔던 큰아들이 효도할 기회를 달라”는 메시지로 낮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손 후보에게 밀리는 듯한 광주·전남의 지지율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주선 후보는 20일 서울 용산역 귀성객들에게 인사하는 일정과 22일 임진각 방문을 빼고는 상당한 시간을 TV 토론 준비에 할애할 방침이다. “일반당원 투표(30%)의 성패는 TV 토론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 간 TV 토론은 20일(SBS), 24일(OBS)에 각각 열린다. 박 후보는 연휴 기간 『김대중(DJ) 자서전』을 다시 읽어본다는 계획도 세웠다. 486그룹의 단일후보 자격으로 뛰고 있는 이인영 전 의원과 여성 후보인 조배숙 의원도 TV 토론 준비에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천정배 후보는 지역구가 있는 수도권 대의원을 중심으로 지지 호소에 나설 예정이고, 최재성 후보는 광주와 수도권을 오가며 선거 운동을 할 계획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유언비어가 나도는 등 혼탁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당 선관위는 19일 최근 대의원들에게 전달된 문자메시지의 발신처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메시지에는 특정 후보가 1위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신용호·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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