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잦은 비바람으로 어느 해보다 힘겨운 여름을 보냈지만 이번 한가위에는 가족을 만나고 이웃을 돌아보며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성으로 차린 상 앞에 오순도순 모여 앉은 가족 간의 훈훈함으로 일상의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 모두 이겨내시고 새로운 희망을 가슴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이런 내용의 추석 인사 영상물을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parkgeunhye.or.kr)와 트위터에 올리고 유튜브에도 공개했다. 1분40초 분량의 영상물은 벼가 익은 들녘 등 가을 풍경과 박 전 대표가 상인과 농민, 급식을 먹는 학생들과 대화하는 모습 등이 담긴 슬라이드로 구성됐다. 1970년대 미국의 인기 남매 듀오인 ‘카펜터스’의 히트곡 ‘클로즈 투 유(Close to You)’가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박 전 대표의 육성은 나오지 않지만 사진 여백에 자막을 넣어 추석 인사를 전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명절 인사 영상물을 제작하고 또 인터넷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친이-친박계 가릴 것 없이 당내 인사들과 폭넓은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국민 메시지인 셈이다. 측근인 현기환 의원은 “주요 정치 지도자이자 집권당 중진 의원인 박 전 대표가 이젠 국민에게 직접 인사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추석 선물로 잣을 보냈고, 연휴 기간엔 동생 지만씨 집과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20일 서울역에서 귀성인사를 한다. 이들은 오전 최고위원회를 연 뒤 서울역으로 이동해 귀성객들에게 명절 인사를 할 계획이다. 이후엔 각자 지역구로 내려가 귀향 활동을 한다.
이가영·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