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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있는 ‘명약’] 한국릴리, ‘다제내성 결핵’ 지구촌 추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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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릴리 임직원과 시민들이 다제내성 결핵 퇴치를 위한 ‘2009 희망의 빨간 풍선’ 행사에서 결핵예방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릴리 제공]

명작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는 결핵과 정신병으로 고통받았다. 만약 그에게 적절한 치료와 주변의 따뜻한 관심이 있었다면 ‘절규’ 대신 행복을 그렸을지도 모른다. 현대판 뭉크는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가난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결핵은 치료 성공률이 50%에 그치는 ‘다제내성 결핵’으로 돌변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이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오래전부터 다제내성 결핵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릴리 다제내성 결핵 파트너십’은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다제내성 결핵은 결핵균이 치료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힘들다. 일반 결핵은 치료제 복용으로 90% 이상 완치된다. 하지만 다제내성 결핵은 절반에 그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7년 기준 매년 50만 명이 다제내성 결핵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중 적절한 치료를 받은 환자는 1%가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제내성 결핵 환자 중 80%는 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릴리는 총 1억35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WHO(세계보건기구)·국제간호협의회·세계의학협회·적십자·하버드의대 질병관리센터 등 20개 단체와 다제내성 결핵에 대응하고 있다.

초기에는 다제내성 결핵환자들을 위해 WHO에 거의 무상으로 치료제를 제공했다. 하지만 차츰 규모를 키워 세계 결핵환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중국·인도·남아프리카 등 4개 지역에서 항생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치료제 생산기술을 무상으로 이전했다.

제약사에겐 기업 존폐가 달린 치료제의 생산 노하우까지 공개한 것이다.

한국릴리 대외협력부 김은자 부사장은 “지금은 결핵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를 비영리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결핵의 위험성과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 교육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제내성 결핵환자는 한국에도 많다. 약 2만 명인 것으로 추산되며, 해마다 500여 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한다.

다제내성 결핵 파트너십 프로그램은 2008년 3월부터 한국릴리를 통해 국내에서도 시작됐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해피빈과 ‘릴리 결핵 바로알기 캠페인’을 진행해 질환 정보를 제공하고 모은 사이버 머니를 기부금으로 환산해 환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직원 한 명이 2㎞를 걸을 때마다 일정금액을 적립해 기부하는 ‘희망 나눔 걷기(Transfer of Hope Walk)’에도 동참했다.

릴리의 총 직원 수는 한국을 포함해 143개국에 4만여 명이 있다. 이들이 일 년 중 하루를 택해 단체행동(?)을 한다. 매년 10월 7일을 ‘세계 봉사의 날(Global Day of Service)’로 정하고 모든 직원들이 동시에 봉사활동을 펼친다.

황운하 기자

◆일라이 릴리는=세계 최초로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해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다. 창립 후 130여 년간 정신분열증·우울증·골다공증·암 등 각종 질환의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릴리는 세계 최초로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해 당뇨병 치료의 한 획을 그은 제약사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 개발도상국의 소아당뇨병환자들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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