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휴대전화 각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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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 '2005 스비아쯔 엑스포컴'이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전시장에서 LG전자 도우미들이 3차원 게임전용폰과 위성 DMB폰 등 첨단 휴대전화기를 작동하고 있다.[LG전자 제공]

동유럽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2005년 스비아쯔 엑스포컴'(SVYAZ-EXPOCOMM 2005)이 러시아에서 10일 개막됐다.

모스크바 엑스포(크나스나야 프레소냐 페어그라운드) 전시장에서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노키아.모토로라.루슨트.알카텔.지멘스.시스코 등 36개국 870여개 업체가 참여해 첨단 무선통신장비 등을 뽑냈다.

1991년부터 매년 열리는 스비아쯔 엑스포콤은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세빗'보다 규모는 작다. 하지만 첨단 기술 및 디자인 경쟁에서는 세빗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LG.팬택 등 한국 업체들은 차세대(3G) 휴대전화기와 멀티미디어 이동통신(DMB) 단말기 등을 내놓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엑스포컴 홈페이지(expocomm.com/moscow/)의 주요 국가관 리스트에 한국 코너(Korean)가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자리매김됐다.

'이동통신의 통합(Mobile Convergence)'이란 슬로건을 내건 삼성전자는 이 전시회장 한복판에 가장 넓은 부스(약 140평)를 마련해 최신 단말기 모델인 ▶ 새 블루블랙폰(D600)▶벤츠폰Ⅱ(E720) ▶700만 화소 카메라폰(V770)▶수퍼뮤직폰(i300) 등을 내놓았다.

백봉주 삼성전자 CIS총괄 전무는 "출시 4개월 만에 300만대를 판 블루블랙폰의 최신 기종과 유럽형 디자인으로 설계한 벤츠폰 후속 모델이 이번 전시회의 주력품"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100여 평 규모의 전시관에 첨단 DMB 단말기를 선보였다. ▶360도 폴더 회전형 위성 DMB폰(LG-SB120)▶프리미엄 지문 인식폰(LG-LP3550)▶업그레이드 웰빙폰(LG-KP3400) 등은 특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LG전자가 이번에 내세운 모토는 '이동통신의 선두주자(The Leader of Entertainment Mobile)'이다.

팬택 계열은 올해 초 열린 세빗에 이어 이번 전시회에서도 메인홀에 90평 규모의 전용 부스를 열었다.

주력 전시품은 목걸이형 MP3폰(PH-S4000)과 70g짜리 초경량 휴대전화(PG-3200), 300만 화소 TV수신폰 등이다. 팬택 이성규 사장은 "올해 러시아에서 20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팔아 시장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막 전날인 9일 모스크바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세계 50여 개국 정상 대부분이 이번 전시회에 들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과 경찰이 전시장 주변을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다.

또 세계 각국에서 전시회 관람객이 몰리면서 모스크바의 호텔 방은 동이 났고 일부 외국업체의 전시회 준비요원들은 모스크바 외곽에 숙소를 겨우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배재훈 LG전자 전략지원담당 부사장은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달러가 풍부해진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을 공략하려는 세계 IT 업체들이 이번 전시회에 대거 참가했고 예전보다 최신제품 위주로 전시되고 있다"며 "주최 측은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전시회장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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