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시시콜콜] 양방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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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재일동포 2세인 양방언은 서른여덟 살이던 1998년 6월,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어릴 적 북한 국적으로 살았던 그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자마자 제주도에 갔다”고 했다. 돌아가신 그의 아버지가 제주도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주도의 풍광에 매료돼 그곳에서 곡을 썼는데, 이듬해 발표된 3집에 실린 ‘프린스 오브 제주(Prince of Cheju)’다. 태평소ㆍ장구 등 국악기에 오케스트라 연주가 잇닿은 음악이다. 이즈음부터 그의 음악에 국악의 색채가 더 짙어졌다.

한국어보다 일본어가 편한 그는 북한 어투로 서툰 한국어를 쓴다. 해서 종종 방송 출연 도중 웃지 못할 일을 겪기도 하는데,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선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배철수=“양방언씨는 어떤 음악을 좋아합니까.”

양방언=“저는 프랑스 ‘근대’음악이 좋습니다.”

배철수=“‘군대’ 음악이라고요. 드문 취미네요.”

그는 “군대와 근대의 발음이 엉망이라 그렇게 들렸던 것 같다”고 했다.

기자와 인터뷰 도중 “제 말이 이해가 되세요”라고 거듭 물어봤던 것도 자신의 서툰 한국어가 마음에 걸려서였나 보다. 양방언씨, 염려 마세요. 당신의 한국어는 의사소통에 어떤 문제도 발생시키지 않으니까요.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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