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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는 성큼 … 상하이 지수는 비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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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여전히 비실대고 있다.

1·2분기 경제성장률이 10~11%대를 기록하는 등 중국 경제는 순항 중이다. 하지만 올 초 3200 선이던 상하이종합지수는 2600대에 머물고 있다. 7월 이후 저점을 찍은 듯해도 아직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17.97%)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 비중이 큰 대형 국유기업 주식과 은행주가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유 대형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경기 과열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에 강력하게 나서면서 중국 주식시장의 20~30%를 차지하는 은행주도 약세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페트로차이나 등 국유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중국 당국 때문에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한다”며 “기업의 이익 증가폭이 제한되며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약세에는 수급 요인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농업은행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진행되는 등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지며 중국 주식시장이 물량 부담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약세에도 중소형주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소형 지수는 6000포인트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힌 대형 국유기업과 달리 민간과 중소기업은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의 자문형 랩처럼 부유층의 자금을 운용하는 소규모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털이 일부 성장 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중소형주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허재환 연구원은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성장 축이 민간 기업과 중소형 기업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국 내 중소형주와 꾸준히 강세를 유지하는 내수소비주가 중국 본토펀드 투자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삼성 CHINA2.0 본토’(9.85%)와 ‘한국투자 네비게이터 중국본토’(8.73%) 펀드는 대형주 비중을 줄이고 소비재와 제약 등 내수소비주와 중소형주의 비중을 늘려 잡는 전략을 택해 최근 3개월간 8~9%의 수익률을 올렸다. 삼성자산운용 최성식 홍콩법인장은 “올 들어 중국 증시에서 중소형주는 대형주 수익률을 30%포인트가량 초과하고 있다”며 “소비재 비중을 늘리고, 중소형주 비중을 22% 정도 유지한 덕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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