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보험료는 또 올리고, 예금 금리는 내리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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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자들, 은행에 예금 든 고객들, 맘이 편치 않게 됐다. 보험료 부담은 커지고, 손에 쥐는 이자는 더 줄기 때문이다.

1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온라인 자동차 보험사들이 다음 달에 보험료를 또 인상한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다음 달 2.8% 추가로 인상한다. 업무용과 영업용은 각각 2.3%, 1.5%씩 오른다.

AXA손해보험과 하이카다이렉트도 다음 달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2.6%, 2.5% 올릴 전망이다. 이달 초 보험료가 평균 4% 가량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보험료는 두 달 만에 7%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손해율이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중 보험금 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손해율이 80% 초반을 넘으면 보험사가 적자를 본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손해율은 80%를 넘어섰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사업비나 경비를 줄이는 자구(自救)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고 보험료를 또 올리는 데 대해 고객들은 반발하고 있다. 사업비란 보험 계약자에게서 거둬들인 보험료 중 설계사 수수료, 관리비, 인건비 등으로 지출된 돈으로 자동차보험의 원가에 해당된다. 보험사들은 지난달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사업비 절감 등을 통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이 말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국내 14개 보험사의 2010회계연도 1분기(4~6월) 자동차보험 사업비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사업비가 총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30.8%에 달했다. 이는 2009회계연도 사업비 비율 29.3%보다 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정기예금 고객들의 이자 수입은 줄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번 주 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국민은행은 국민 슈퍼 정기예금(1년 만기)의 금리를 지난주 연 3.70%에서 이번 주 연 3.60%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의 2년과 3년 만기 정기예금(키위정기예금)의 기본 금리도 종전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기업은행도 15일부터 만기 2년 이상의 정기 예·적금의 금리를 종전보다 0.1~0.3%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2년 만기 서민섬김통장의 고시금리는 연 4.2%에서 연 4.0%로 인하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바람에 시장금리가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26%포인트 급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4.03%에서 연 3.83%로 내려갔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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