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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건강 상태 호전 2~3일 후 퇴원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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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지난 2일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교회에서 신도들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쾌유를 비는 기도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바르샤바 AFP=연합]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긴급히 병원에 입원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교황청 대변인은 2일 "교황이 호흡곤란.미열 증세가 있었지만 심장박동과 호흡.신진대사는 모두 정상"이라고 밝혔다. 또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병원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3일 후쯤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을 문병한 지로라모 시르키아 이탈리아 보건장관도 2일 "교황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고, 의료진도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호흡곤란은 급성 후두기관염과 후두경련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고향 폴란드 등 전 세계 곳곳에선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의 회복을 기원하는 미사를 열었다. 미국.프랑스 등 세계 각국 정치지도자들도 교황의 빠른 회복을 비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추기경들 사이에 '교황 80세 정년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교황은 초대 교황 베드로 이래 2000년간 종신제를 유지해 왔다. 정년제 논의는 교황의 중병에서 비롯됐다. 의술 발달로 늙고 병든 교황이 계속 권좌에 남아있게 돼 오랫동안 실질적인 업무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 세계 10억 가톨릭 신도의 정신적 구심력에도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엉뚱한 대리인이 교황을 대신하는 문제도 생긴다. 파키슨병에 걸린 바오로 2세 교황 역시 수년 전부터 교황청 교리담당 책임자인 요셉 라칭거(77)추기경이 실질적인 대행 역할을 해왔다. '요한 바오로 3세'라고 불릴 정도다. 라칭거 추기경에 비해 교황은 진보적이다. 그러나 라칭거 추기경의 보수주의적 노선이 가톨릭 공식입장으로 채택돼 교황이 주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몇년 전부터 일부 추기경이 정년제 도입을 주장했다.

추기경은 80세가 넘으면 사실상 완전히 은퇴한다. 바오로 2세가 서거하면 후임 교황 선출 과정에서 정년제 도입 문제를 정식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교황부터는 80세 정년제가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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