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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알뜰 주부 설 차례상 장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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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사과는 올랐고, 조기는 내렸다"

올해 설 장바구니 물가를 알아보기 위해 기자가 할인점과 시장을 돌아본 결과다. 지난해 설에 비해 과일값은 올랐고 수산물 값은 내렸다. 특히 지난해 연근해에서 생선이 많이 잡혀 값도 내렸고 물량도 늘었다. 조기는 일부 할인점에서 지난해 절반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쇠고기는 갈비용 한우의 값은 지난해보다 올랐지만 차례상에 올라가는 산적용이나 국거리용 고기는 값이 내렸다. 과일은 많이 올랐고 특히 사과와 감귤이 비쌌다. 사과는 지난해보다 한상자에 만원 정도 오른 품목이 있을 정도였다. 나물에 쓰이는 채소값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곶감.밤.대추 등 건과류의 값은 내렸다. 할인점 홈플러스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올 해 설차례상 가격을 10만9480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의 12만4000보다 11% 내린 가격이다. 홈플러스 정선희 주임은 "차례상 가격이 전체적으로 내린 것은 생선값이 싸진 것이 주 원인"이라며 "한우 대신 호주산 수입고기를 쓰고 나물류도 북한산이나 중국산을 활용하면 전체 차례상 가격을 확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 귀하신 사과… 20~30% 껑충

올 설에는 과일 값이 많이 올랐다. 차례상에 단골로 올라가는 사과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20~30% 올랐다. 농협하나로클럽에 따르면 사과(부사.5kg)는 3만8900원으로 지난해(2만9500원)보다 값이 32%나 올랐다. 감귤(10kg)도 올해 2만8900원으로 지난해(1만7500원)보다 1만원 넘게 가격이 뛰었다.

배와 단감은 지난해 설보다 값이 내렸다. 배(신고.7.5kg)는 3만7500원으로 4만2500원하던 지난해보다 값이 싸졌고 단감도 3kg에 1만5500원(지난해 1만9500원)이면 살 수 있다. 밤.대추 등 견과류도 작황이 좋아 지난해보다 30~40% 저렴하다. 지난해 9800원이었던 밤(1kg)은 5600원이고, 대추(100g)는 1300원에서 890원으로 내렸다.올해 태풍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가을 감 작황이 좋았다. 그래서 곶감 가격도 10~20% 내렸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설보다 20% 이상 곶감이 더 팔렸다.

나물 재료로 쓰이는 고사리.도라지.숙주 등은 지난해와 가격이 비슷했다. 나물 재료들은 지난주까지 지난해 설보다 5~10% 가량 값이 내렸다. 그러나 최근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출하 물량이 조금 줄어 들었다. 그래서 가격이 서서히 오르고 있다. 롯데마트 조정욱바이어는 "가격이 조금 오르면 지난해 설 물가와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도라지의 경우 고사리보다 오래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설 직전에 값이 조금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고사리와 도라지(각각 100g 기준)를 지난해와 같은 값인 1650원과 1850원에 팔고 있다. 반면 시금치(1단)는 1680원으로 지난해보다 값이 40%나 올랐다.

*** 문어·병어 많이 잡혀 값 안정

올 설에는 지난해보다 조기와 문어.병어 등 일부 수산물의 값이 10~50% 내렸다. 이들 생선이 예년보다 많이 잡혀 공급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할인점과 대형마트는 올해 조기가 유달리 싼 것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세 마리에 7800원(중간 크기)에 팔던 조기를 올해는 같은 값에 다섯 마리를 주고 있다. 또 지난해 2만원에 판매되던 큰 조기(3마리)는 가격이 절반(1만800원) 가량 내렸다. 영남 지역에서 제수용품으로 많이 쓰이는 문어도 가격이 내렸다. 농협 하나로클럽은 문어(100g)를 2480원(지난해 2780원), 큰 사이즈의 병어를 7800원(지난해 9800원)에 팔고 있다.

반면 갈치.참가자미.명태 등은 조업이 시원치 않아 가격이 10~25%씩 올랐다. 멸치도 지난해보다 10~15% 올랐다. 이상 고온으로 적게 잡혔기 때문이다.

*** 갈비값 오르고 산적·국거리용 내려

할인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올해 쇠고기 공급량을 10 ~20%씩 늘렸다. 정육의 경우 종류 별로 가격도 조금씩 내렸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설날 떡국용으로 사용되는 한우 양지(100g)를 지난해보다 8% 싼 3450원에 팔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도 한우 가격이 지난 추석보다도 5% 가량 내렸다. 이 업체의 한우는 100g 기준으로 ▶산적용 3180원 ▶국거리 2980원 ▶다짐육 3180원 등이다.

반면 한우 갈비와 닭고기는 지난해 설보다 가격이 올랐다. 한우 갈비의 값이 오른 것은 수입 쇠고기 물량이 줄어들어서다. 농협유통 이원선 축산물팀장은 "광우병 파동때문에 지난해초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가 계속되고 있다"며 "호주산 수입육도 최근 공급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수입 고기값과 한우 갈비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에 16만7000원(3.6kg)에 팔렸던 갈비 세트가 올해는 19만원으로 13% 올랐다. 닭고기도 올 초 동남아 일부 국가의 조류독감 여파로 공급이 줄었다. 예년보다 30~40% 오른 값에 팔리고 있다.

홍주연 기자

*** 가격 오른 제수용품

(괄호 안은 지난해 설 때 가격)

▶사과(부사.5kg.17개)

-3만8900원(2만9500원)

▶한우갈비(3.6kg)

-19만원(16만7000원)

▶감귤(10kg.중간크기)

-2만8900원(1만7500원)

▶도라지(100g)

-1760원(1660원)

▶시금치(1단)

-1680원(1200원)

*** 가격 내린 제수용품

▶배(신고·7.5kg10개)

-3만7000원(4만2500원)

▶단감(3kg15개)

-1만5500원(1만9500원)

▶한우양지(100g)

-3450원(3750원)

▶조기(마리당 150g·3마리)

-1만800원(2만원)
▶문어(100g)

-2480원(2780원)

▶밤(1kg)

-5600원(9800원)

자료:농협하나로클럽·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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