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 WTO 가입' 적극 돕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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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러 승전 60주년 모인 정상들
모스크바에서 9일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러시아 승전 60주년’기념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셋째) 부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다섯째) 부부 등이 헌화하기 위해 무명용사 묘로 걸어가고 있다. 모스크바=김춘식기자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9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등 세계 50여 개국 정상들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념연설에서 "(승전일인) 1945년 5월 9일은 선이 악을, 자유가 독재를 물리친 승리의 날"이라며 "위대한 애국전쟁에 참전한 모든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소련은 나치 독일과의 전쟁에서 2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푸틴은 "러시아는 (2차 대전) 승리를 내 것과 남의 것으로 나눈 적이 없으며 동맹국들의 도움을 기억할 것"이라며 세계의 화합과 우의를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독일 간 역사적인 화해는 전후 유럽에서 이룩한 가장 가치있는 업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테러라는 실질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는 아버지 세대의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에 세계가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붉은 광장 중앙 연단에는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왼편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그 왼편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자리를 잡았다. 푸틴 대통령 오른편으로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착석했다. 노 대통령 부부는 푸틴 대통령 바로 뒤쪽에 참전 용사와 한 줄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멀찌감치 떨어져 자리했다.

각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러시아 육.해.공군과 참전 용사들은 붉은 광장에서 군사행진을 벌였다. 정상들은 붉은 광장에서의 행사 뒤 인근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 내 무명용사의 묘로 이동해 붉은 카네이션으로 헌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크렘린궁 내 대회궁전에서 열린 오찬에서 "나치의 패배는 야만성에 대한 문명의 승리"라며 축배를 제의했다. 그는 "나치주의에 대한 투쟁은 사람들과 국가들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되돌려 주었다"고 말했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 푸틴 대통령은 노 대통령, 후 주석, 고이즈미 총리 등과 개별 양국 정상회담을 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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