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과연 언제되나… "내년 상반기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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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국내 건설업 경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이러한 전망 속에 1월 수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7% 증가하며 지난해의 호조세를 이어갔다.

◇"경기 회복은 내년 상반기에나"=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31일 신라호텔에서 산업기술재단과 공학한림원 공동주최로 열린 제64회 CEO포럼에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올해가 아니라 2006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소장은 "이런 전망은 내년 2분기 무렵 세계 IT 경기의 사이클이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수출이 회복세를 타고, 소비회복 역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55%로 낮아지는 내년 2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달러화 약세 추세와 관련 "점진적인 약세, 급락세 지속, 하락 후 강세 반전 등 3가지로 전망이 가능하며 점진적 약세의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이 3%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소장은 올해 원.달러 환율을 920-1천60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달러가 급락세를 지속하면 성장률은 2%대에 머물것이지만 상승세로 반전할 경우 3.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경제올인' 정책을 추진해 성장률 5%를 달성하고 40만개의 일자리 창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재도약을 위해선 기업, 노사, 교육, 정부 등 4가지 부문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한국경제의 주요 변수는 국제유가, 중국경제의 연착륙 여부, 원.달러환율, 가계신용 회복 등이라 할 수 있으며 정치와 노사관계가 안정된다면 투자심리는 올 하반기에 회복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경제지표 중 가장 큰 걱정은 투자"라며 "소비는 2.1% 증가하면서 2002년 소비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정투자는 3.2% 증가에 그쳐 작년 증가율 3.7%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우리나라는 인구감소가 시작되는 2020년 이후에는 2% 이상의 성장이 힘들기 때문에 성장기회는 앞으로 15년밖에 없다"며 △전투적 노동운동 △기업경영의 보수화 △교육의 하향평준화 등을 경제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건설업은 하반기에 기지개"=UBS증권은 "부동산 가격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수요는 올 하반기에 내수 회복과 함께 바닥을 칠 것"이라며 "건축 허가와 발주도 지난해 10월부터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UBS는 또 정부의 부동산 거래세 인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최근 서울 광진구 등 8곳을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한 데 대해서도 주택 수요 측면에서 제한적이나마 긍정적인 조치라고 진단했다.

UBS는 건설업종의 '톱픽(top-pick)'으로 대림산업과 현대산업을 꼽고 각각 투자의견 '매수2'를 제시했다.

◇1월 수출 호조=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평가(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225억4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7% 증가했으며, 수입은 19.2% 늘어난 193억1천만달러를 기록, 32억3천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이번 무역흑자는 1월중 수지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1월 수출은 20일까지 125억2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7.4% 감소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열흘간 100억달러가 넘는 실적을 올리며 부진 우려를 씻었다.

지난달에는 일평균 수출액도 9억8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대비 1억달러 증가했다. 수입은 고유가에 따른 원유 및 자본재 수입이 늘어나 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넘어섰으며 일평균 수입액도 8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9천만달러 늘어났다.

품목별 수출증가율은 자동차(76%), 철강(43.8%), 석유화학(43.6%), 석유제품(42.7%) 등 비IT품목이 4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핵심 주력품목인 반도체(26.7%)와 무선통신기기(25.1%) 등 IT제품도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컴퓨터는 공급과잉과 현지생산증가로 12.5% 감소했으며 선박 수출도 인도 스케줄상 1월 물량이 적어 29.8%나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15.9%), 미국(16%), 일본(1.8%)이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아세안(ASEAN)과 중남미 수출은 기계류와 선박, 가전 등의 수출부진에 따라 각각 3.3%, 16.1% 감소했다.

품목별 수입은 자본재가 기계류(40.5%)와 전기전자 제품(11.7%) 수입호조로 20.8%나 증가해 설비투자의 회복세를 기대하게 했으며, 원자재(1.6%)와 소비재(3.3%) 수입도 소폭 늘어났다.

지역별 무역수지는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각각 2억9천만달러, 6억달러의 흑자를 올렸으나 일본과는 11억9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산자부측은 "작년 1월 수출이 32.6%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1월 수출이 작년 9월 이후 5개월 연속 200억달러대를 유지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1월 통관일수가 23일로 작년 동월(21.5일)보다 1.5일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설 연휴로 통관일수(19일)가 작년보다 3일이나 적은 2월에는 수출증가율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산자부는 예상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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