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아시안게임 대표 ‘뒤집기냐 굳히기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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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한유도회는 지난 6월 선발전을 치러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대표 선수들을 추려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의 기회가 남아 있다. 9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세계유도선수권대회가 그 무대다.

세계유도연맹은 이번 선수권대회부터 체급별로 같은 나라 선수가 두 명까지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그동안 체급별 한 명씩만 출전해 유도 강국의 상위 랭커들이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폐해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66㎏급 김주진(왼쪽)과 안정환

한국도 체급별로 두 명씩의 선수를 파견한다. 정훈 남자유도 대표팀 감독은 “이번 선수권대회 성적에 따라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에는 체급별로 한 명씩 출전하기 때문에 이미 대표로 선발된 선수도 태극마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뜻이다.

대표 1진과 2진의 실력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다. 대표적인 게 66㎏급이다. 6월 대표 선발 최종전에서 1위에 오른 김주진(수원시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올해 아시안게임 출전권까지 따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안정환(포항시청)에게 밀려 세계선수권에 나가지 못했다. 김주진은 “아시안게임 출전 기회를 빼앗기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정환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이기고 싶은 선수는 김주진”이라며 복수전을 준비하고 있다. 73㎏급의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세계랭킹 1위 왕기춘(용인대)의 아성이 견고하지만 2위 방귀만(상무)의 도전이 만만찮다. 게다가 왕기춘은 왼 팔꿈치 부상으로 기술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다. 세계선수권 대진은 랭킹에 따라 짜인다. 둘은 상위 시드를 받게 돼 순조롭게 경기를 치른다면 결승서 만날 수도 있다.

정훈 감독은 “유도는 순간이다. 그날의 컨디션과 운까지 따라야 한다. 누가 금메달을 따낼지 아무도 모른다. 2진 선수들이 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종합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팀은 60㎏급 최민호와 66㎏급 김주진, 73㎏급 왕기춘과 방귀만, 81㎏급 김재범 중에서 두 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국장은 “대회가 일본에서 열려 부담이 크다. 일본 남자팀은 지난해 금메달을 따내지 못해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일본뿐 아니라 유럽의 견제도 심하다”며 “올여름 실시한 지옥훈련의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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