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80년대 초 장사를 하러 배를 타고 브라질로 밀항했는데 깜깜한 짐칸에서 초콜릿 몇 조각으로 11일간 연명했다. 갑판 틈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신발에 받아 먹기도 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신앙을 갖게 된 그는 84년부터 광산에서 일하며 붕괴 사고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는 동료들이 슬픔과 불안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와 상담을 해주고 있다. ‘지하 예배모임’을 결성하고, 지상 구조대의 심리학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또한 광부 3명씩 11개 조를 만들어 서로 의지케 하는 ‘버디(단짝) 시스템’도 만들었다.
그는 최근 부인에게 보낸 메모에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와 믿음”이라며 “신의 도움으로 우리는 살아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하이메 마날리츠 칠레 보건장관은 “광부들이 고메스 등 고참 광부의 리더십 아래 완벽하게 조직화돼 있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