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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터넷 윤리 교육'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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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인터넷 인구가 3000만명이 넘은 지 이미 오래다.

청소년개발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920명의 응답자 중 66%가 '거의 매일'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음란물 접촉 정도에서는 남학생의 21%가 인터넷 음란물을 자주 본다고 답했다. 그리고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문서 작성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반면 게임 이용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들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정보의 보고(寶庫)'라고 한다. 그 까닭은 언제 어디서든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역시 잘못됐거나 유해한 정보가 많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이번 연예인 X 파일 유포나 지난날 O양.B양 비디오 유포, 사이버 테러, 개인 신상 비방 등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산하 사이버 명예훼손.성폭력분쟁 조정센터에는 1주일에 평균 100 ~ 120건의 상담이 접수되고 있다. 이 중 70 ~ 80%가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당해 피해 구제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된 것은 그동안 '인터넷 윤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 인터넷 윤리 교육 강화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지상 과제다.

물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몇몇 학회가 주관해 정보통신 윤리 교재를 개발하고 올해부터 전국 7개 대학의 교양 과정에서 '정보통신윤리' 과목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적인 사회운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가정에서 부모들이 철저히 지도해야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에서 학교 정규 과목으로 채택해 창의 재량, 교과 재량 시간을 통해 다양하게 이를 가르쳐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정보의 효율성과 가치 판단 기준을 가르쳐주고 효율적인 정보 활용 방안에 대한 일정한 규칙과 지침을 마련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교사 등 성인들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고 적절한 교재 개발 등이 수반돼야 한다.

이윤배 조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