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위장? … 러시아 미녀 스파이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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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러시아의 미녀 스파이 안나 채프먼(28)이 모델로 변신해 카메라 앞에 섰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는 27일 채프먼이 화보 촬영에 응하는 장면을 담은 파일이 올랐다. 가슴 쪽이 많이 파인 두 종류의 짧은 원피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촬영 장소의 창문 쪽에는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이 보인다(사진). 이 동영상은 러시아의 위성 영어 뉴스 채널인 RT의 방송 장면이다. RT에 따르면 채프먼은 최근 모스크바의 최고급 호텔인 발추크 켐핀스키 호텔에서 화보 촬영을 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채프먼의 화보는 러시아 잡지 ‘자라(Zhara)’의 10월호에 실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채프먼은 인터뷰는 하지 않는 조건으로 촬영을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달 미국에서 송환될 때 자신의 사연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켐핀스키 호텔에서 찍은 새 사진들은 러시아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와 러시아 포털 사이트 ‘라이프뉴스’ 등을 통해 공개됐다. 그러자 자라는 사진을 게재한 언론사와 이를 제공한 채프먼을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채프먼은 “사진 촬영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이 사진들은 개인적인 용도로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외첩보부(SVR) 소속 요원으로 미국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다 6월에 동료 9명과 함께 체포된 채프먼은 지난달 러시아로 돌려보내졌다. 미국의 포르노 제작사와 성인잡지사 등은 그에게 공개적으로 누드 촬영을 제의하고 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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