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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한국판 MIT 미디어랩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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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키워낼 ‘정보기술(IT) 명품 인재’ 양성 사업자로 연세대가 선정됐다. 이로써 ‘한국판 MIT 미디어랩’ 구축사업이 막을 올리게 됐다.

지식경제부는 25일 IT 명품 인재 양성 사업자 선정 심의회의를 열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를 뽑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입찰에는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대·고려대·KAIST·POSTECH 5개 명문대학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경부는 연세대 운영성과를 지켜보면서 내년에 한 대학을 더 선정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애니콜 신화’의 주역인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업 책임자로 영입하고, 해당 연구소의 독립·자율성을 보장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경부 정만기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연세대의 경우 혁신성이 특히 뛰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10년간 ‘IT 명품 인재’ 양성에 165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업 후원금 등 924억원과 정부 지원금 476억원, 학교 자체 재원 255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보스턴의 MIT 미디어랩처럼 학생 1인당 연 1억원꼴로 투자한다. 연세대 측은 “학생들은 자유롭고 풍족한 분위기 속에서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미래 산업을 꿈꾸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세대는 이번 사업을 위해 인천 송도에 미래융합기술연구소를 세우고 내년엔 글로벌융합공학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3년제인 학부과정 신입생으로는 연 20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고, 대학원은 4년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연 30명을 선발한다. 전임교수는 올해 9명, 내년 12명 등 총 21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교수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가령 대학과 나누는 기술료 배분 비율을 기존 50대 50에서 30대 70으로 확대한다.

연세대 공과대 이충용 교수는 “IT 융합과 관련된 유능한 교수 요원을 선발하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교수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전문 행정요원을 두고, 박사 연구원의 인건비를 일정 기간 교수가 아닌 대학이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과과정은 이론 중심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과목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술과 상상력, 미래를 아우르는 ‘TIF(Technology+Imagination+Future)’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과목을 도입해 기술·예술·디자인 등을 두루 배우게 된다.

모든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생은 교수와 1대 1로 만나 도제식 교육을 받고, 개인 학습공간이 제공된다. 학생이 이런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연세대 신촌 캠퍼스로 소속을 변경해 학업을 마치는 것도 허용된다.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박사학위 없이 글로벌융합공학부의 교수로 특별 채용된 그는 국내 산업계는 물론 해외 IT업계와의 탄탄한 인맥을 앞세워 이번 사업이 제자리를 잡는 데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심재우·최현철 기자

◆MIT 미디어랩=1985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IT 융합연구소. ‘인간을 위한 기술’이란 구호를 내걸고, IT를 미디어·예술·의료 등 전 산업에 녹여 학문 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연구를 한다. 30여 명의 교수와 140여 명의 연구원이 30여 개 그룹을 만들어 약 300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연구원들은 연구소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독립적이다. 투자자는 연구 결과를 활용하는 혜택을 받지만 연구 결과에 대한 소유권은 없다.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는 …

- 목적 : 정보기술(IT) 명품 인재 육성

- 교과 과정 : 학부 3년제 120학점(연 20명 선발), 대학원 석·박사 통합 과정 4년제(연 30명 선발)

- 교육 방식 : 교수와 학생이 1대 1 연결. 100% 영어로 강의

- 학생 지원 : 전액 장학금. 인천 송도에서 기숙사 생활

- 교수 지원 : 올해 9명, 내년 12명 신규 채용. 전문 행정요원 배치

학교와의 기술료 배분을 기존 50대 50에서 30대70으로 확대

- 투자비 : 10년간 1655억원(기업후원금 924억원, 정부지원 476억원. 연세대 25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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