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신의 피… 사탄의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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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도도한 알코올…'과 달리 '황홀한 체험…'은 요즘 쏟아지는 실용서의 한권이다. 30여년간 KOTRA에 근무한 저자는 프랑스 포도원, 양조장은 물론 와인 병에 쓰이는 포르투갈의 코르크마개 제조사까지 찾아가 얻은 현장지식을 바탕으로 와인의 선택.보관, 음주 예절까지 관련사진을 덧붙여 친절하게 일러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와인의 품질등급제. 흔히 고급와인의 상징으로만 알고 있는 원산지명칭통제제도(AOC)에도 경작지 규모를 따져 4단계가 있다고 한다. 모두 엄격한 품질기준을 맞춰야 하지만 최고급은 원산지마을을 표시하는 그랑 크뤼(Grand Cru)급이라는 것. 여기에 AOC승급을 기다리는 고급와인 VDQS(우수 품질 한정 와인)과 여러 산지의 포도를 섞어 원산지표시가 없는 뱅 드 타블(Vin de Table)이 있고 넓은 지방을 표시한 뱅 드 페이, 동일품종 포도로만 만든 뱅 드 세파주가 뒤를 잇는다는 설명이다. 두 책 모두 지나치게 전문적인 설명을 피하고 흥미로운 일화들을 곁들여 "꿀꺽 마시지 말고 천천히 음미할 만한 책"이다. 마치 와인을 즐기듯이.

김성희 기자 jae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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