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계선 넘은 한상렬 곧바로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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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300여 명이 20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서 한상렬 목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김태성 기자]

경찰은 무단 방북했다가 70일 만에 귀환한 한상렬 목사를 20일 경기도 파주경찰서로 연행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한 목사를 상대로 방북 경위와 목적, 북한에서의 행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한 목사는 "조사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그를 면회한 부인 이강실씨가 밝혔다.

한 목사는 이날 오후 3시쯤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한 목사는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한반도기를 손에 든 채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미리 받은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한 목사를 연행했다.

당초 한 목사는 서울 홍제동 경찰청 보안분실로 연행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경찰은 취재진을 따돌리고 파주경찰서로 그를 이송했다. 경찰은 파주경찰서 인근에 10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진보·보수 단체들의 시위에 대비했다. 경찰은 국정원과 합동조사한 뒤 체포시한인 48시간 안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과 검찰은 한 목사에게 국가보안법상 세 가지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찬양·고무, 회합·통신, 잠입·탈출 혐의다.

한 목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을 당시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 앞에는 북한 인사 200여 명이 도열해 ‘조국 통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 목사를 배웅했다. ‘6·15 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한상렬 목사 방북 기독교대책위’와 한국진보연대 회원 100여 명은 임진각역 근처에서 환영 집회를 가졌다.

같은 시각 파주 통일대교 앞에서는 재향경우회·고엽제전우회 회원 등 300여 명이 모여 규탄대회를 벌였다. 이들은 한상렬 목사를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라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트위터를 개설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에도 계정을 개설해 체제 선전에 나선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파주=심서현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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