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盧 대접전… 팽팽한 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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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통령선거를 나흘 앞둔 15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대선이 박빙(薄氷)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막판 부동표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관계기사 3면>

특히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논란과 '북한 핵'문제가 종반 최대 변수로 등장하면서 유권자 1천6백여만명의 수도권에서 대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양당은 분석하고 있다.

양측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격차를 좁히면서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는 14일 "민심이 변해 역전이 임박했음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도 "李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특히 수도권에서 약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양자대결의 특성상 이번 대선은 50만표 안팎의 초(超)박빙 승부가 예상된다"며 "냉전적 남북대결보다 대화를 통한 평화를 바라는 전국의 고른 지지로 盧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후보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불안과 안정의 선택"이라며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지난 5년 동안 한·미관계를 최악의 불신으로 만든 민주당과 盧후보로는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李후보는 盧후보를 비롯한 대선 후보들에게 "북한에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촉구하는 서명을 하자"고 제안했다.

盧후보는 기자회견에서 "李후보는 사실상 남북 경제교류 중단을 외치면서 1994년 전쟁위기를 조성했던 대결노선을 답습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은 평화냐 전쟁이냐의 선택이며, 당선되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상호 양보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李후보의 서명 요구에 대해서는 "국민의사를 수렴, 해결해야 할 정치지도자가 서명부터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부했다.

최훈 기자

choihoon@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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