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땅값 15% 뛰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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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수도권과 지방 토지시장이 술렁대고 있다. 지난달 서울과 인천,경기도 일대 약 20억평 가량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데 따른 대체수요가 몰린 때문이다.

경기도내 허가대상 제외지역인 가평·여주·이천은 물론 수도권 인접지역인 강원도 횡성·평창·홍천 및 중앙고속도로 주변의 충북 제천·청풍·단양 등지에서 최근 땅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도로 확장·개통지역 인근이거나 자연 환경이 뛰어난 곳 등으로 이들 지역 땅값은 한 두달 새 10∼15% 가량 올랐다"고 전한다.

전문가들은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레저용 토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있는 데다 각종 규제를 피해 온 대체 투자수요까지 겹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레저시설이 몰려 있는 강원도 평창의 경우 겨울철 수요를 겨냥한 펜션(전원주택형 고급민박)이 속속 들어서면서 땅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당·흥정계곡 인근 준농림지역의 1급 전원주택부지의 경우 연초보다 30∼40% 정도 오른 평당 40만원 이상을 줘도 매물을 구하기 쉽지 않다.

탑투게더 오승섭 사장은 "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자 주인들이 이미 내놨던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평호반 인근의 경기도 가평 금대리 준농림지역 내 논·밭도 올 초까지 평당 25만∼35만원에서 요즘 45만∼55만원으로 올랐다. 명성공인 김명성 사장은 "이 지역 부동산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다. 리조트 인근의 땅값은 연초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접근성이 뛰어난 충주호 상류지역의 토지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충주시 금가면·이류면 일대 2천∼3천평 규모의 공장용 부지도 최근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평당 가격이 올 초 3만원에서 5만원으로 뛰었다. 충주호와 달천강 주변의 전원주택용 부지도 올 초엔 거래가 거의 실종됐으나 요즘 평당 15만원 선에서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도권 택지지구 내 단독택지도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택지지구 내 단독택지는 공공기관이 이미 허가받아 공개방식으로 분양하기 때문에 별도의 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때문에 지난 9월과 11월에 남양주 평내지구 블록형 단독택지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가 발표된 이후 이전에 형성된 필지당 2천만∼5천만원의 프리미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매도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경기도 안성 죽산면의 2백50평 규모 나대지는 올 여름 매도 호가가 6천만원에 달했으나 최근 4천만원으로 떨어졌다. 양평군 강하면의 목조형 전원주택도 주변 시세의 60∼70% 수준인 1억2천9백만원에 급매물로 나왔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태평공인 신희동 사장은 "상수원 보호를 위한 건축제한에다 토지거래허가 등 규제가 겹치면서 양평의 전원주택 수요자들이 인근 가평·여주 등지로 발걸음을 옮긴 탓에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caf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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