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V토론 평가 일관성 아쉬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본격적인 대선 기간이다. 각 후보 진영의 열기가 뜨겁다. 언론사들의 취재경쟁과 차별화 전략도 독자들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대선후보 TV토론이 있은 다음날 각 신문들은 토론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사설을 통해 총평을 달았다.

신문들의 사설 논조는 대체로 비판적이었다. '허와 실 함께 드러낸 TV토론''대선후보 TV토론 문제있다' '정책검증 미흡한 후보토론' 같은 제목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중앙일보(12월 4일자 2면)는 사설 제목을 '가능성 보인 후보 TV토론'으로 해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고자 했다. 분명히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TV토론의 기능과 효과에 관한 시각이 신문사마다 다르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다. 어쩌면 비판 일변도의 타성에서 벗어나 가능성을 찾으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으니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좋게 보고 보완해 나가자는 취지로 이해가 됐다.

그러나 그런 짐작은 바로 빗나갔다. 중앙일보는 외부 인사의 기고인 5일자 박스 기사(3면)와 6일자 시론(7면)에서 '미인 없는 미인대회''TV토론 각색 이미지 벗겨라'라는 비판적인 글을 게재했다. 사설의 주장과 외부 인사의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설만 애매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3일 밤 늦게 발표된 세계박람회 유치 도시 결정은 TV토론 기사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중앙일보는 4일자에 '여수시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를 1면에 보도하고 8면에서 실패의 배경을 다뤘다. 다른 신문들도 대부분 사실 보도와 간단한 해설을 싣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후 세계박람회 유치 무산에 관한 다양한 분석기사들이 여타 신문에 실렸는데 중앙일보는 5일자 경제면(E3, E7)에서 재계 반응과 주가 영향만을 다루고 상대적으로 원인분석에는 무관심했다. 4일자 해설기사에 부처간 손발이 안맞았고 여수가 상하이(上海)에 비해 당초부터 불리했다는 등의 지적은 있었다. 하지만 왜, 어떻게 여수가 후보지가 됐는지, 유치에 성공했더라면 어떤 효과가 기대됐었는지 등 분석이 뒤따르지 않았다.

세계박람회 유치 여부는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독자 관심 측면에서 보아 중요한 사안인 듯한데 심층보도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올림픽·월드컵에 이어 세계박람회를 유치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려는 꿈이 무산됐는데 그 원인 분석이 없었던 것이다.

4일자 중앙일보 경제면(E1)에서는 출신학과별 초임 평균 연봉 순위가 소개됐다. 시대에 따라 인기학과가 바뀌고 초임의 수준도 변하는 것이어서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흥미 이상의 정보가 됐음직하다. 그런데 같은 날 타지에는 출신학과별 취업 성공률의 순위가 소개됐다. 물론 중앙일보와 타지는 서로 다른 소스를 인용했다. 수집된 많은 정보 중 어느 것을 기사화하느냐는 신문사의 고유 권한이고 그에 의해 기사의 가치나 신문사의 특성이 결정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두 기사를 비교하면 전자에 비해 후자가 훨씬 정보가치가 높다.

발표되는 경제실적은 호전되고 있는데 취업상황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취업에 목마른 대학생들에게는 취업 후의 급료보다는 전공별로 취업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가 더 유익했을 것이다. 이런 마음까지 헤아려 기사를 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